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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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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iopathic Condylar Resor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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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846회   작성일Date 23-08-22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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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소개해 준 'Zach'라는 이름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지만 예술에 재능이 있던 소년과 잠깐 데이트를 한 적이 있다. ..단둘이서 영화를 볼 때도 생김새도 그랬지만 온기가 따뜻해서 살짝 곰돌이 (?) 같다고 생각은 들었는데, ..결국 차와 기습키스 문제 때문에 그 뒤로는 보지 않게 되었다.


    .....날 만나다가 내가 먼저 싫다고 해서 레스토랑의 정말 평범하게 생긴; 소녀를 만나서 정말 내 예상을 깨고 (!) 가정을 꾸림과 동시에 연극영화부로 활동을 시작한 경우도 있다. 약간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페이스북에서 마지막으로 대화했을 땐 '아프리카에서 자란 프랑스인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던져주는 등 그나마 다정한 이미지로 남아있다.


    마지막 데이트는 TJ Pedro라고 하는, 좀 땅딸막한 몸집에다, 친구들과 같이 레이싱을 즐기지만 엄청 소심한 애였는데,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먹고 서로 같이 걸을 때까지 대화 주도권은 온통 나라, 지금 다시 상기시켜보면 좀 싸하고는 (....) 한다. ...특히 반쯤 애원하는 듯한 어조로 같이 있어달라고 하는 부탁을 똑같은 장문의 메세지로 여러 번 거절했는데, ..집에 돌아와 엄마한테 "걔는 전혀 남자답지가 않다" 라는 식으로 화를 냈더니 그냥 헤어지는 게 낫다는 식으로 엄마가 input한 부분도 없지않아 있다 느낀다. (...) 아주 안 미안한 것도 아니지만, 이미 시간이 너무 흘러 버려서, 또 대학에서 수학학과까지 전공했으면서 동네 가게에서 싼값으로 알바를 하는 애랑은 미래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결국 현실적으론 그냥 잘 되었겠거늘 하고 빌어주는 식이 차라리 낫다고. ....

    ...인생엔 꼭 그런 부분이 있어서, 짜증은 나지만 '할 수 없지 뭐' 를 여러 번 반복하게 하는 구석이 있었던 것. ..덕분에 진짜로 좋은 게 뭔지 온갖 변고를 겪고 난 뒤에야 (혹은 현실 속에서 풍부한 사회생활을 누릴 기회를 완전히 잃어버린 뒤에야) 겨우 깨달아 버렸지만 말이다. ......



    ......



    자연 속에서 가깝게 지내고 사는 사람, 혹은 일명 '지구 어느 산골 부족'의 여성들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건 웬만큼 살아 본 사람들은 인식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난 그래서 몇억 몇천만원의 거액을 받으며 스크린 앞에 앉았다 하면 출연하는 할리우드 배우들에는 별 관심이 없다.

    ..턱관절 장애를 이제껏 꽤 오래 앓아온 입장에선 질투 1% 안 느낀다 하면 뻥이다. ...하지만 분명히, 전자의 그들은 후자의 문화에 노출되어 사는 현대인보다 인생에 대해 훨씬 더 인간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노처녀나 다름없게 다 늙어버린 (...) 지금에야 나름의 소녀적인 공상을 펼쳐본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뉴욕에서 만났던 'Clock-in & Out'식의 쥐꼬리임금 일에 목숨 걸고 피곤한 일상을 살아내야 하는 'Baby mom'들이나 한국의 베이비박스를 통해 자신이 낳은 신생아를 두고 도망가버려야 하는 이름 없는 엄마들이 현실적인 의미에서 가엾게 느껴지곤 한다. .... 도시의 각종 악독하면서도 구린내 나는, 그리고 심히 껄끄러운 모습들에 노출되어 살았던 내 어린 시절을 상기시켜 볼수록 더욱 그러하다.


    .....


    나의 턱관절 장애 상태는 좀 더 까발리자면 이러하다. 좌측 교합이 입을 잘 다물지 않으면 엉망이다 싶을 정도로 시시때때로 불편하며, 왼쪽 교근 주변이 늘 펄떡펄떡 뛰면서 당기기 때문에 일정 시간 동안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고통을 견디기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계속 15분 요가든 마사지든 해 줘야 한다.

    ....어릴 때는 (누구들의 아이들이 늘 그러하듯) 그냥 조그만 치마를 입고 양갈래/단발머리의 '귀여운 아동' 이었지만, 고등학교-대학교 시절 사진을 떠올려 보면 정말 남에게 보여주기 싫다 느낄 정도로 '촌스럽고' '구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때 반에서 '날씬하고 예쁜' (그리고 그만큼 "savvy" 한 성격이었던) 여자애들 기준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해도 대충 비슷한 어감일 듯 하다. ....물론 나만큼 몸집이 크고 성격은 늘 음침하고 소심한 채로 만화만 그리면서 바보같이 굴었던 나에 비해 훨씬 푸짐한 녀석들 (?) 도 깨나 있었지만, ..결국 'social group'의 논리가 그러하듯 다들 자신의 입지를 가장 다질만한, 그러니까 자기들이 먼저 좋아하는 친구들 사이에 들어가 버렸기 때문에, 나는 '모범생 태권도장 소녀' 아니면 '그냥 낙천적인 성격의 아이들' 에게 또다시 일종의 babysitting이 되다 만 배려 혹은 '어부바 챙겨주기'에 기대야 했던 것. 예를 들어 성적은 고사하고 늘 커다란 점퍼를 입은 채로 만화만 그려대는 내게 '잘 그렸다' 고 칭찬을 해 준다던가. .......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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