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어린이들과 30대 어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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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유튜브 중독자로썬 이미 다문화가정이라는 컨셉엔 익숙하다. 연어나라에서 온 플로라부터 해서 올리버쌤, 그리고 콩고왕자 라비네 가정까지... 이름만 들어도 너무 통통 튀어서, '특권 (privilege)'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 사람이 너무 행복하게 살아도 자기밖에 모르는 특권이라지. ......
어린이 시절의 나는, 자유밖에 원하지 않았다. 그것이, 학교를 등한시 하고 동네 만화방에서 일본만화를 읽어대는 일이었던 간에, 컴퓨터에서 '잘못된 만남'으로 인해 사고를 치는 일이었던 간에......
한국에서 심심찮게 듣게 되는 성범죄나 청소년에 관련된 뉴스를 3-4 분짜리 영상으로 엿듣다 보면, 조두순 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끔찍한 바람에 삼십대 노처녀 신세로썬 현실적으로 기가 차긴 하지만 말이다. .... 같은 한국 사람 입장으로썬 그렇단 얘기다. ..하필 동양인이 소수자인 해외 사회에선, 나와 다른 인종과 혈통을 지닌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뭘 하고 살지는 바로 옆집 이웃도 모른다. 히키코모리에서 겨우 소토코모리로 발전? 한 입장에선 그렇다. 더군다나 소재지가 개인주의 사회인 미국이라면 말도 할 것도 없다. ... 플로리다에 이사온 후 '나와 다른 미국의 젊은층' 이 즐기는 마이애미의 문화와 파티에 끼이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들의 속사정을 너튜브와 레딧으로 엿보며 신경을 곤두세우던 게 엊그제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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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역 어느 호텔방과 플로리다의 주택안이 다른 느낌을 아시는가. 나는 일본에 우격다짐으로 중학생 시절 딱 한번 오사카 지역에 다녀 온 적은 있지만, 어쨌든 (화장실에 놀이공원 관리인이 와서 문을 두드릴 때까지 처박혀 있었던 일을 제외하고서라도) 그 느낌은 유카타를 입고 설친 것 외에도 대강 기억하고는 있다. 가령, 로비에 너무 예쁜 여자아이와 겨울숲 일러스트가 걸려 있었다던가, 가이드의 경고를 무시하고 배정받은 방 구석 호기심에 열어 본 장롱의 곰팡이 냄새 때문에 질색을 했다던가...... ...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든 아니었든 여행을 자유롭게 즐기는 부류와 그렇지 못하는 부류는 현실 속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곳 플로리다 지역 주민들이나 'Soft White Underbelly'의 whittaker 가족 사정만 보더라도 할 말이 없어지는 것. ... 아마 바로 그런 면이, 한국에서도 못 볼 꼴 못 겪을 일 다 겪고 자랐던 내가 생각해도 진정한 민낯이 아닌가 한다. 영화학과 졸업생이 생각하기엔 세계 어디를 가도 결국 다들 그런 구석이 있다고밖엔 할 수 없는 것. 왜? 인간이니까...... 파마머리에 굽은 허리를 한 채 바구니를 들고 장사하는 아주머니들에 대한 정감은 한국 혹은 동양인들만이 이해하는 정서이듯이, 아무리 다문화시대라고 해도 이해가 닿지 않는 부분엔 역시 한계가 있다고밖엔. 영국이 '신사의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Top Boy (2011)'처럼 가난과 일상적 혼란에 찌들어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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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론 싫어할 사람을 더 만들지 않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도심 속의 폐혜만 줏어먹다시피 하고 자란 아이가 자연의 소중함을 이해 못 하듯이, 사람에게 한 번 박힌 습관은 좋든 나쁘든 그만큼 빼내어 바꿔내기가 어려운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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