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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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에는 엄청 묘한 구석이 있다. 'Yoga with Bird' 나 ’Yoga with Kassandra`같은 (미국에 살다 보니) 캐나다-미국/서구권; 유튜버를 팔로우하며 따라하기도 하고, 이미 예전에 $300 상당 (한화로 치면 대략 30만원) 의 값을 주고 뉴저지에 있는 온라인 요가 강좌를 사게 된 것도 단순히 무슨 사회적 공헌의 목적이라던가 멋진 목표가 있다기보단 다소 듣기 좀 끈적할 수도 있는 사정이 있어서라고밖엔 말 못 하겠다. ..덕분에 유튜브로 '프리 서비스'를 맛보기 위해 부나비마냥 들러붙어 있는 상태가 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
말해 놓고 보니 일종의 죄책감 비슷한 게 겨우 사그러드는 기분이 든다. ..하긴, 턱관절장애가 흔하다지만 이곳 토착민들과 나의 신체 상태를 비교해 보면 내가 훨씬 더 불리하다고밖엔. ..아마 한국에 돌아가서도 마찬가지일것만 같다. ..그러니까, 단순히 '이 교정'을 못했기 때문에 멍청하다거나 단순한 여자 취급을 받는 건 나도 싫다. ....과거에 얼마나 잘못을 많이 했든 말이다. 그래서 요가를 하나 보다. ......
...원래 목표는 살을 빼는 거였고, 늘 컴퓨터 앞에 앉아서 아무 것도 못한 채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자신이 싫어서라도, 또 외형적 불만에서 오는 컴플렉스 때문에라도 달리기를 시작한 건 사실이다. ..단지 울퉁불퉁한 뉴욕의 어느 외곽 지역에서 추운 겨울 날씨도 마다하고 어느 누구의 조언도 듣지 않은 채 마구잡이 식으로 뛰다 보니, 살짝 전설이 되다 만 체력 상태 가까이 갈 수는 있었어도 대신 보시다시피 턱 건강이 악화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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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숲은 플로리다의 그것과는 느낌부터 사뭇 다르다. ..아마 동유럽의 어느 신비주의 아티스트의 뮤직 비디오 배경으로 나올만한 약간 스산한 분위기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온대지형인 한국에 비해 훨씬 북부 지역이다 보니, 뉴욕에서 살던 시절만 떠올려 보면 아직도 겨울마다 느꼈던 한기가 되살아나고는 한다. 집도 지금 있는 에어콘으로 무장한 답답한 돌집이 아니라 나무로 지어진 집에 엄청 큰 마당도 있어서, ..키우고 있던 개가 죽어버리기 전까진 같이 깔깔대며 놀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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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와 국악과 한식에는 무언가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접점이 있다 느낀다. 단지 그것을 사정 때문에서라도 (..) 하도 늦게 깨달은 바람에 그게 한국 사람 혹은 동양인으로썬 조금 애석할 뿐이지. ..요새 청소년기부터 SNS 중독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정신질환이란 단어가 사사롭지 않은 마당에, 이것들은 잡지 못하면 마치 내 목숨에 위협 (?) 은 아니더라도 그만큼 중요한 걸 코앞에서 놓칠 것이다 라는 식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유는 모른다. ..필요성을 따진다면 일단은 배 고프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식이든 요리든 먼저 일순위로 꼽아야 겠지만, (어린이 시절엔 까마득히 예상치 못했던) 몸의 질병이라던가 질환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또 (어쩔 수 없이) 정서적 안정 대신 피폐함만 가득 흡수했던 그때의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국악 전문 tv를 말마따나 이제는 밥만 먹는다 하면 아예 큰 소리로 켜 두는 편이다. ....적어놓고 보니 엄청 재수없는데다 이상한 사람 같지만, 물리적인 의미에서 집만 돌아왔다 하면 100% 완전고립이 되어버리는 상황에 전 정신질환자나 다름없었던 내 현실을 생각하면, 차라리 아무리 가식적이라 할지라도 좀 인간같이 산다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뭐든 해 봐야 한다는 말 밖엔.
..뉴욕에서 만났던, 이제는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리고 사는 동기 혹은 그냥 아는 누구들과는 정말 인상 써질 만큼으로 반대의 사정이긴 하다만, 정신병동 그것도 응급실에 갈 때부터 이미 볼 것 다 본 이상은 '미친 여성'처럼 보이는 한이 있더라도 상관이 없던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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