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gma와 외로움에서 비롯되는 답답함/"Not Real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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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손 당사자주의/자유게시판에 글을 쓴지도 3일째. 며칠 전 갓 찾은 'Fever Ray'의 트랙을 듣는 중이라 그런지 더더욱 새록새록하다.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되지 말아야 될 이유가 하나 더 는 듯 하다.....
하루 중 일부러 20분을 잡아놓고 포스트를 쓰겠다 반쯤 속으로 약속을 잡아놓은 편이다. 차라리 그러는 편이 나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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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시절은 (신체적 폭력을 동반한) 왕따를 당하는 이유를 모르니까 힘들었고, 해강고에 검정고시를 쳐서 진학한 이후에도 은따 현상이 이어져서 힘들었다. 때문에 여학생도 남학생도 아닌 그 무엇, 그야말로 '미친 괴물'이 되어버린 녀석은 나 뿐이었다.
....그냥 자신이 잘 하는 행위 - (다소 왜색적일 수도 있는 성향의) 만화를 그리는 것 - 에 집중하다보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만 같았다. 그당시에는 자폐 스펙트럼이 있다는 것도 몰랐고, 정신질환자 단어 자체에서 오는 뉘앙스를 감당하지 못했을 테니까.
미국에 와서는 한국처럼 당하고 살지만 않으면 그냥 모든 게 잘 풀어질 것만 같았다. 실제로도 반쯤은 그랬다. Broome Community College (Binghamton, NY) 에서 만난 수어를 가르치던 청각장애를 지닌 선생님이나, 알렉산더 왕과 클레오파트라를 'Alex'와 'Cleo'로 바꿔 부르던 교실 분위기. 그리고 어느 날 복도에 줄을 서 있다 갑자기 내게 자신은 청각장애인이라고 불쑥 고백한 여자애까지. Norwich에 있는 고등학교에서도 하필 금발의 여학생들에게 문화적 차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창피하게 생각하고 있는 실수를 조금 했지만 (...) 분명 해강고의 사정과 비교하면 차라리 더 인간적으로 살 만한 쪽은 그쪽이었다고 인정하는 편이다.
여기까지 오면 슬프다. 대학시절 와서 정말 재미있는 친구들을 만난 적이 있지만, 왜 그러한 관계가 원하는 만큼 오래 지속되지 못 했는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어서다.
때문에 현재로써는 겨우겨우 구직할 곳을 잡아놓은 뒤엔 집에 돌아와서 방콕 아니면 Hikipos (*일본 히키코모리 단체) 의 글을 번역기를 돌려서 읽거나 유튜브에 쩔어 있거나... 밖에 나가는 것은 정말 랜덤하게 혹은 단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공원 가서 싸돌아다니는 게 아니면 식료품을 사러 갈 때, 아니면 (이제는 턱관절 장애가 최대한 도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운동을 하러 동네 한 바퀴나 근처 공원에 갈 때 뿐이다. 뭐 찐친끼리 해묵은 정을 나누며 밤늦게까지 수다를 떤다던가.... 그건 아예 평생 일세대 부산 토박이로 살았다면 모를까 내겐 이미 꿈 속의 이야기나 다름없다. 이 몸이 '잘 생긴 외국인 남친과 사귀어 정도 나누고 오래가기' 만큼 터무니없을 정도로 가능성이 희박하단 이야기. ..플로리다 로컬들이 진심 어떤 존재들인지 몇 년 정도 살며 깨달은 뒤엔 특히. ...아마 지금 있는 설비나 나같은 동양인 이민자들 영향이 아니었다면 동네 단체로 Midsommar를 찍고 있었을 지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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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자체에 대해 특별히 수강을 듣거나 훈련을 받은 적은 일절코 없다. 요새는 유튜브가 있어서 망정이지, 내 딴에선 차라리 글을 organic하게 그때그때 기분 내킬때 마다 써 두고 놔 버리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결국 그게 자유니까.
이러저러 시시콜콜한 감정이나 개인적 생활에 대해 디테일한 표현을 하는 것은 이 사람 - https://kikui-y.hatenablog.com/entry/2022/09/27/170000 - 에게서 배웠다. 번역기를 돌려서 읽는 바람에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엇비슷한 사정에 굳이 가릴 게 뭐가 있나 한다. ..물론 한국식으로 와악 하고 덤벼들면, 외국인에다 일본인 입장에선 많이 당황할 테니까 거기까지만 두고 보는 거지. ...
그럼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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