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인정... 그리고 끝맺음의 날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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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저는 생판 남뿐일 아니라 해외에 사는 외국 한 모 (이제는) 남성에게 큰 잘못 혹은 폐를 끼친 적이 있었습니다......
...과거에 저로 말할 것 같으면 한국에서 학교 다닐 시절만 해도 반에서 두 번째로 키가 컸을 뿐만 아니라 몸집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165cm에 60kg이라면, 보통의 여학생이 좋아할 만한 몸무게나 프로필은 십중팔구 아닐테죠;
헌데 크면서 겪고 풀리지 않은 일들 (동네에서 성폭행을 당할 뻔 했는데 도와줄 사람이 할머니밖에 없었다든가, 늘 이상한 책을 가지고 오거나 폭력적인 사고관에 찌들어 있는 아이들에게 맞거나 놀림당하면서 학교를 다녔다거나, ..결국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방콕한 지 몇 해가 넘은 히키코모리가 되어버렸다던가)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악당처럼 행동하면 자유롭다' 라고 생각했는지 몰라도, ...그때의 제 모습을 제가 생각해 보면 꼴불견이라는 말 밖엔 안 나오더라구요. 더군다나 잘 씻지도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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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온라인상에서 이루어 지는 만남이 그렇듯 간단했습니다. 그림쟁이들끼리의 만화 웹사이트 였는데, 서로가 그린 그림에 댓글을 달다가 그쪽에서 먼저 메세지를 보내기 시작하더군요.
...사실 현실 속의 저는 알다시피 '오크녀' 에 '찐따' 신세로 살아온 기억밖엔 없어서 그런지 이성관계에는 문외한인 녀석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갑자기 그것도 엄청 호감있는 상대에게서 관심을 받으니까, 그 후에는 정말 멈출 수가 없더라구요. ...십대 시절에 제 사정이었다면, 다는 아니더라도 특히 요즘 시대에 있을 법한 일이라고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여하튼 어느 순간에 선을 넘어서는, 그 사람의 유튜브 채널에 가서 '오늘은 내가 보기 위해 뭘 올렸나' 하는 식으로 학교만 파했다 하면 내내 그의 어카운트라는 어카운트를 뒤지고 다니며 메여 있는 저를 발견. ..지금 생각해 봐도 참 또라이 사이코 같지요;
...하여간 제가 이제 막 이민 온 미국의 시골 학교에서는 저의 그런 속사정을 알 리가 없었습니다. 학교는 저같은 아이를 구하기 위해 (?)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더라도 어쨌든 이전 한국에서 다니던 초등학교나 고등학교의 억압적인 분위기보다는 사정이 나았다, 그렇게는 기억은 하고 있어요. ....결국 '얘는 좀 특이한 아이' 또는 '뭔가 좀 부족한 아이' 라는 인상을 준다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모를까, 제가 정확히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다들 모르는 눈치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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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시간이 가다보니 부모님은 일하랴 바쁘시고, 저의 행동은 겉잡을 수 없이 발전하기 시작. 대학에 다닐 때 까지 그런 일이 지속되자 정말 분노에 쌓인 듯한 메세지를 받고는 벌벌 떨다가 결국 그만두게 되더군요. ....학교나 빙햄튼 지역 (*뉴욕) 오캠온 일 덕분에 바쁜 것도 있었고, '아 이젠 이거 좀 뭔가 아니다' 그런 생각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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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어떻게 욕하셔도 좋을지는 모르겠다만, 감옥에 가야할까 이러한 고민을 안 한 건 아닙니다. ...단지 스토킹과 공소시효란 키워드를 가지고 찾아보면 그때부터 시간이 이미 꽤 흘러있고, 제 사정은 여기 오시는 분들은 거의 불 보듯 뻔히 다 아시리라 생각하니까요.
...정말 불교도로써 제 부모님을 욕하는 건 할 짓은 아니겠다만, 친아버지에 대해서도 자질이 나쁜 인간이었다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은 건 아니다 라는 현실을 부정할 수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 슬슬 과학자들이 유년시절의 성장 환경과 교육의 비밀 그리고 중요성에 대해서 풀어내기 시작하는 시대에, ..저도 결국 일종에 self-care 트렌드에 목메담과 동시에 이게 맞는 것인가 의심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는 중입니다. ..정말 사람을 죽이거나 강간한 사람도 과거에 트라우마 전적이 있거나 제 자신밖에 없을 게 현실인 것을 생각하면, 눈 밖에 나면 났지 결국 예상했던 결과라고는 인정하고는 있습니다.
플로리다에 사는 아이들을 보면, 그때 제가 초등학교 시절 다녔던 한국의 거친 성격의 여자아이들과는 달리 대게 엄청 관리가 잘 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곤 합니다. 아 그래서 워마드 (*WOMAD. 한국 내 남성혐오/극페미니스트들의 사이트.) 의 그 사람들이 그렇게 화나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면, 제가 좀 이상할 정도로 끈적한 게 아닐까는 하지만 결국 그게 제 살아온 현실의 일부였으니,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이 들기도 합니다. ..결국 소토코모리,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 신세인 분들은 아시겠지만 밖에서 날 모르거나 친구도 아닌 타인들 등쌀에 내내 시달리다 보면 결국 나밖에 구할 게 없다는 심정으로 집에 돌아오고야 마는 게 제 현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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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보시는 분에게 어떤 인상을 드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것은 저만이 아는 제 경험이며 이야기입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시도하며 불교수행을 계속 할 지언정 저를 위해서라도 과거로 돌아갈 생각은 추호도 없는 걸로 두고 있습니다. 비만과 오래 전쟁을 해온 것도 그렇고요. 하하....
영어권에선 'restorative justice'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ChatGPT와 대화를 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저같이 정신질환이 있거나 몸에 장애가 있어 불편하신 분들이 만약에 엇비슷한 과거의 전적이 있다면 추천할 만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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