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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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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수기) Y의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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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5,682회   작성일Date 21-06-0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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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고 어두웠던 20대 시절은 14년간 이어진 증상과 밀고 당기기의 시간이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은 터널 속에서 저는 혼자 빛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많은 게 너무도 싫었던 나날들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무엇이 겁났는지 밖에 나가지 않았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첫 발병 후 전 이미 방문을 잠그듯 내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상태였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소비했던 날들이 이어졌고, 더 나은 삶을 꿈꾸기엔 너무도 낮았던 자존감에 꿈을 갖기엔 어려웠습니다. 이런 내 자신이 또 너무 미워서 스스로를 탓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제가 한 일은 하루 종일 잠만 자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삼켜야 할 그 작은 약의 무게가 무겁게 다가왔고,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흐르는 시간이 19살 발병 후 계속 이어졌습니다. 시간은 소리 없이 지나 저는 어느새 20대 후반의 성인이 됐을 때에는 증상과의 싸움에서 이미 다섯 번이나 패배했고 여섯 번째 마음의 싸움을 나의 낮은 자존심이 힘들게 버티며 애쓰고 있었습니다.

     

    5번 째 병이 재발 되어 강제입원을 했을 때, 떠올랐던 생각은 더 이상 이 싸움을 이어갈 마음의 힘이 모두 소진 됐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제 병을 인지했고, 스스로 가까운 보건소를 찾았습니다. 장애인 등록을 준비했고, 병을 관리하기 위해 지역에 있는 정신건강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마음 속 짐을 나누는 사람이 간절히 필요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지역정신건강센터내의 여러 팀에서 활동하며 적응기를 마쳤습니다. 3년이 넘는 지역정신건강센터에서의 활동들은 나에 의해 결정되고 나에 의해 이루어지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찾게 만드는 치유의 시간이었습니다.

     

    14년 간 증상과의 싸움을 벌인 동안 저는 너무 예민해져있거나 아예 둔감해지는 상태를 주기에 따라 겪고 있었습니다. 그런 내가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사랑과 센터에서의 시간과 동료들이었습니다. 용기를 가져 나의 일상과 증상, 강제입원 과정을 돌아보니 내 자신이 참 불쌍하면서도 어리석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실패에서 배운다는 말이 한동안 나를 움직였습니다. 배운다는 것은 실패에서 벗어나려는 자율적 행동입니다.


    그 후로 5년이 지났고 파도손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틀게 됐습니다. 이미 너무도 많이 실패했다는 사실이 저를 또 잠들지 못하게 괴롭혔지만, 더 이상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첫 발병 후 14년 동안 꾸준히 저를 지지해준 가족, 선생님들, 곁에서 함께 해준 동료들이 제 곁에 있었습니다. 주변의 동료들은 끝없는 터널 같았던 긴 증상과의 싸움에서 끝을 알리는 마음의 등불이 됐습니다.

     

    파도손에서의 지난 2개월의 시간은 나의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4일 이어진 근무시간 동안 이야기뚜껑 교육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자신에게서 떼어낼 수 있으며, 나아가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갖도록 이끌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해주었습니다. 이야기 뚜껑 교육이 모두 끝났을 때 내 자신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를 구성 할 수 있었습니다.


    국회의사당역 이룸센터에서 북콘서트, 토론회, 포럼에 참석도 했습니다. 정신건강의 회복을 위해서는 개인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끼게 했습니다.


    벌써 6월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처음 합격하고 기뻤던 감정을 조절해 지금까지 왔습니다. 증상과 싸워 이기기 위해 6라운드에서 다시 링 위에 올랐습니다. 저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포기 할 리 없습니다. 제 곁에는 저를 지지해주는 수많은 동료들이 함께합니다, 파도손에서 일하는 매일은 감사의 마음을 떠올리게 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런 삶이 습관처럼 이어지길 바랍니다. 낮에 떠 있는 달처럼 보이지 않아도 제 몫을 하는 내가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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