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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 : 약물요법 화학적 통제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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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6,792회   작성일Date 19-02-1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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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물요법의 일반화는 병원 내의 베드 수를 급격히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약물요법이 일반화되면서 사실상 치료행위에 대한 정당성조차도 부여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약물에 대한 사용은 정신의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기존의 치료방식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광인들이 사회에서 활동하고 생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그러나 약물요법은 물리적 구속복을 화학적 구속복으로 바뀌었을 뿐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사실 청소년 비행과 관련되어 치료를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약물이라는 것은 현재 존재하는 광기와 욕망을 제어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신경증, 청소년비행, 일탈과 같은 부분은 혁명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그 에너지를 사회에 투입하여 사회적 엔트로피를 상승시켜[질서에서 무질서로] 사회적 배치를 바꾸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약물요법이 일반화되면서 사회적 리비도의 흐름이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심리상태가 문제라는 전도현상이 생긴다. 예를 들어 사회적 사건에 의해서 충격을 받아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에게 이러한 사회적 사건이 재발되지 않는 사회환경을 구성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약물요법을 통해서 개인의 심리적인 영역을 조절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게 된다. 이른바 방아쇠효과라고 불리는 사회적 배치는 방아쇠를 당긴 사람은 책임이 없고, 탄환에 맞아 쓰러진 사람의 정신 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전도된 발상주의가 자리 잡 게 된다.

     

    약물요법에는 일종의 화학적 통제양식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사회구성원들의 정서, 감정, 정동의 영역에 대한 침투와 조절은 이를 테면 우울감, 정서적 불안, 슬픔, 기쁨, 공포라는 자연스러운 감정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개입의 양식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광기는 만들어지고 창조되는 측면이 있다. 사람들의 정동의 상태를 문제 삼는다는 것은 기존의 제도에 공격적이거나 그것을 넘어서려고 하는 정동들을 배제하겠다는 것이 된다. 이를 테면 혁명적 광기라는 영역은 일상생활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없는 매우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충동으로 분류될 소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약물요법이 보조적인 지위를 갖지 않고 주도적인 지위를 갖게 될 경우에 정동의 다양한 양상을 체제가 인정하는 구역 내로 밀어 넣는 억압이 수행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약물요법은 전자본주의 사회에서 공동체가 사용해 왔던 방법이기도 하지만, 당시에 전문가 집단과 대중의 분리는 없었다. 약물의 효능, 부작용, 성분을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전문가에 의해서 투약이 결정되는 것은 늘 문제라고 할 수 있으며, 약물의 정보는 투명하게 알려질 필요가 있다. 약물은 사회적, 집단적 배치를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없다. 억압적인 환경, 심각한 폭력, 불안한 사회적 분위기 등은 약물이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또한 약물은 소수자의 광기에 대해서는 반드시 수반되지만, 다수자들의 광기에 대해서는 반드시 수반되지는 않는다. 약물은 정상성의 궤도를 이탈한 자, 주변인, 소수자에 대한 교정수단이지만, 자본주의적 도착과 광기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하다. 그러한 입장에서 약물이 화학적 통제수단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약물요법은 의료 권력의 정당화수단이 될 수 있는 소지도 있다. 약물요법에 대한 접근성에 대한 통제와 약물요법을 사용할 권리에 대한 차단 등은 의료 권력에 많은 권한을 주는 경향이 있다. 정신질환자 자조공동체 운동은 약물요법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매우 보조적인 수단으로서 이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태도는 의료생활협동조합에서의 치료자와 피치료자 간의 관계와 같은 대안적인 의료관계를 형성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 의미는 의료인들이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피치료자들이 주체가 되어 치료자를 고용하는 역전된 관계를 의미한다. 그러한 입장에서 약물요법은 배치되어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약물 자율권은 광인들의 자조공동체에게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가따리는 ‘치료의 동물우화’라는 표현을 들어 개인으로 나누어진 상태에서의 광기로 보이는 것이 사실은 매우 집단적이고 집합적인 의미에서의 광기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가따리는 들뢰즈와 함께 『천개의 고원』에서 프로이드가 인용한 늑대인간이 사실상 가족동화 속에서 존재하는 개인으로서의 개 한 마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늑대무리로서 존재한다는 점을 제시한다. 즉, 개인의 광기가 문제가 아니라, 집단의 광기가 문제이며, 광기의 문제를 개인화하는 것은 치료의 신화를 달성하기 위해 조작된 설정이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늑대무리와 같이 존재하는 광인들의 자조집단들은 약물요법의 통제양식에 의해서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풀뿌리 반정신의학집단처럼 약물정보를 스스로가 갖고 있고, 자기 주도적으로 약물자율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행동을 보여주게 된다.

     

    가따리는 병원에서의 권력 역학관계에 주목한다. 환자와 의사간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그 두 사람 사이의 횡단성을 가로막아 고정시키는 영토화작용으로 나아가며, 일종의 사회적 장벽을 구성한다고 본다. 이것이 부르주아적 억압의 정체라고 가따리는 말한다.(Genosko, 1996 : 16) 제도를 분석하면서 가따리는 치료의 규범화와 전문화가 이러한 일을 공고히 했다고 본다. 가따리의 치료는 집단치료의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환자들의 자율적이고 자치적인 협력과 의사와의 연대의 횡단성을 문제 삼는다. 치료의 방식에 있어서 가따리의 태도는 환자들을 따로따로 분리하여 의사들 앞에 대면시키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횡단적으로 집단을 이루면서 자율적으로 의사와 매개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풀뿌리 반정신의학의 전통의 연장선에서 있으면서 동시에 정신의학의 개혁주의를 본질적으로 넘어서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가따리는 자본주의의 부드러운 억압이 지구별 섹터화와 약물요법, 가족의 심리극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이 억압적 수단이 자본주의 체제에 위협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적용될 것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가따리의 예상대로라면 정신의학의 다양한 요법들은 새로운 통제양식의 일부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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