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정신질환 증가하는데 전문화된 정신건강지원시설은 13개소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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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아동·청소년 정신과 진료 꾸준한 증가세
아동·청소년 자살자 수 전체 사망자 대비 2.0% 상회
Wee클래스 있지만 정신건강 전문화된 조직 미비해
241개 정신건강복지센터 중 청소년 특화 센터는 4개소 불과
학교 밖 청소년 복지지원센터에 정신건강전문요원 확충해야
아동·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청소년의 정신건강은 성인에 비해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행한 ‘NARS 현안분석’에서 박진우·허민숙 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이 기고한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현황, 지원제도 및 개선 방향’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이 스트레스와 우울감, 자살 충동 등의 심리적 고통과 우울증, 불안장애, 적응장애 등 정신질환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아동·청소년의 정신과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16년 22만587명에서 2020년 27만1557명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운동과다장애(ADHD 포함), 우울증, 불안장애,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장애, 전반발달장애가 두드러지게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자살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전체 자살자 수에서 아동·청소년의 자살자 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2.0%를 상회하고 있다.
전체 자살·자해·자살 시도자 중에서 아동·청소년의 비율은 2015년 8.7%에서 2019년 12.7%로 증가했다.
만19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민건강영향조사의 정신건강 결과와 비교해 보면 2019년 스트레스 인지율은 성인이 28.6%인데 반해 청소년은 39.9%로 높게 나타났다.
우울감 경험률의 경우 2019년 성인 10.5%인데 반해 청소년은 25.2%를 차지했다.
최근 12개월 동안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사람의 분율을 나타내는 자살 생각률은 2011년 19.6%에서 2020년 10.9%로 감소했다.
박진우 조사관은 “그러나 여전히 10명 중 1명의 청소년은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 깊은 개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학년별 자살 시도율은 중학생이 고등학생에 비해 자살 시도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스트레스 인지율, 우울감 경험률과는 다르게 고등학교 3학년의 자살 시도율은 가장 낮았다.
그러나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의 국가 정책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사업은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에서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 내, 여성가족부는 학교 밖 아동·청소년 업무를 담당하며 보건복지부는 의료적 치료의 필요성이 높은 아동·청소년에 대해 정신과적 전문성에 기반해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c)국회입법조사처 NARS현안분석 갈무리.
정책 평가를 분석하면 교육부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통해 관심군 아동·청소년을 매년 발굴하고 있지만 정신건강 관리를 전문성 있게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Wee클래스와 Wee센터의 경우 전문상담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를 통한 청소년 정신건강 관리를 수행하고 있지만 정신건강에 대한 별도의 전문화된 조직이나 전문 인력의 고용지원은 없는 상황이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은 만9세~24세의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과 복지지원 중심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종사자 자격에 정신건강 관련 경력을 묻지 않고 상담복지 분야에 한정돼 있어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증진사업이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초기평가, 사례관리, 의료비 지원, 자살예방 등을 수행하고 있지만 의료비 지원 외에는 해당 사업이 지역주민 대상과 동일하게 시행되고 있어 차별성이 없다는 분석이다.
2019년 12월 기준 전국 241개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중 아동·청소년에 특화된 센터는 고양시, 부천시, 성남시, 수원시 등 4개소에 불과하다.
청소년의 정신건강 지원 접근성을 위해서는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을 위한 별도 기관의 설치, 교내 정신건강 서비스 지원의 확충, 전문적 연계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민숙 조사관은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는 해당 시기에 그치지 않고 성인이 된 이후의 가정과 직장 생활, 사회 적응 등 생애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건강한 성장을 위해 정신질환 및 정신건강 위험 요인의 조기 발견 및 치료, 지속적 관리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정신건강복지법 제10조에 따라 5년 주기로 정신질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조사 대상이 18세 이상으로 돼 있어서 아동·청소년에 대한 유병률이나 치료 실태 등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허 조사관은 “아동·청소년의 특성을 반영한 조사 기준과 방법을 적용해 정신질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아동·청소년 정신질환 예방과 대책 마련을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청소년을 전문으로 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정신재활시설이 지역별로 확충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위클래스.
정신재활시설은 전국 349개소가 있지만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지원시설은 13개소에 불과하고 11개소가 서울시에 집중돼 있다. 나머지 2개소는 제주시에 설치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아동·청소년 인구를 기준으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정신재활시설을 권역별로 설치해 시설의 수도권 편중을 해결하고 전국적으로 균등한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학교 내외에서의 정신건강증진사업 역시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학교보건법 제2조 및 제7조에 따라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하고 검사 결과에 대한 사후 관리를 하고 있지만 정신질환의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한 방안은 없다는 지적이다.
박진우 조사관은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과 비정규 교육 과정을 통해서 학생에게 정신질환 예방교육, 정신질환의 조기발견을 위한 상담을 제공하고 교직원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학교 내에서의 정신건강 증진이 강화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민숙 조사관은 “학교 밖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과 복지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종사자 중 일부를 정신건강전문요원으로 확충해야 한다”며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출처 : e마인드포스트(http://www.mindpo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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