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자는 잠재적 범죄자인가요? - 국가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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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는 잠재적 범죄자인가요?
[국가인권위원회공식블로그
여러분은 정신질환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위험하거나 무섭거나 사회의 짐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누군가는 그들을 격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뉴스를 통해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 보도도 심심찮게 접할 수 있습니다.
정신질환자와 범죄, 과연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요?
정신질환자... 위험할 것 같아요...
정신질환자는 위험한 편이다.
73.1% 동의
2012년, 중앙정신보건사업부에서는 16세부터 69세 사이의 국민 102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수준을 알기 위한 전화설문조사를 실시합니다. 응답자의 73.1%는 ‘정신질환자는 위험한 편이다.’라는 문장에 동의하였습니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신질환자가 어떠한 위험한 일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2016년에 일어난 ‘강남역 10번출구 사건’을 통해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습니다. 해당 살인사건의 가해자가 조현병으로 4차례 입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사건의 원인이 조현병에 있다는 인식이 퍼지게 된 것입니다. 이후 조현병 환자들을 격리해야 한다는 움직임까지 일어났습니다.
이 밖에도 각종 불특정 다수에 대한 범죄인 ‘묻지마 범죄’가 범행 정황과 피의자의 특정 상태를 근거로 ‘정신질환자 범죄’로 보도되어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관리 및 제제, 더 나아가 격리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대두되었습니다.
정신장애로 인한 범죄와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범죄는 같은 것이 아닙니다.
정신장애로 인해 일어난 범죄와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이 저지른 범죄는 차이가 있습니다. 범죄의 원인이 정신장애로 인한 증상들(예로 환청, 망상 등)로 인한 것일 수도, 피의자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으나 범죄 원인이 정신질환과 관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이지만 전자처럼 보도가 된다면 정신질환자가 아닌 사람도 일으킬 수 있는 범죄들에 해당하는 원인들, 즉 사회적 맥락이나 개인적 경험들은 가려지게 됩니다. 예로 강남역 살인사건 가해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성들에게 무시를 당해 범행을 했다."라고 진술했지만 이보다 그가 조현병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더 대두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정신질환자들은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을까요?
2014년 경찰통계연보를 보면 총 범죄자 171만 2435명 가운데 정신질환 범죄자는 6265명으로 0.4% 정도에 불과합니다.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2만 5065명 중 정신질환자는 654명(2.6%), 폭력 범죄를 저지른 35만 8275명 가운데 정신질환자는 1982명(0.6%)입니다.
전체 범죄자 중 정신질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째 0.3~0.4%로 늘지도 줄지도 않았습니다. 대검찰청의 2011년 범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비질환자 범죄율의 10%에도 못 미치는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들의 공격성이 결코 다른 이들과 차이가 없다고 말합니다. 대다수의 정신질환자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함께 영위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범죄 보도에 등장하는 조현병 환자들 역시 실제로는 오히려 위축되어 타인과 교류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범죄를 키우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그릇된 사회적 편견
한국인 4명 중 1명은
정신질환 경험 가능
2016년 보건복지부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실시한 정신질환실태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이 평생 동안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확률은 25.4%로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정신건강 문제로 평생 한 번 이상 전문가와 상의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비율은 9.6%로 미국 43.1%(2015), 캐나다 46.5%(2014)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편견이 오히려 정신질환자가 일으키는 강력범죄의 대다수에 해당하는 중증 정신질환자를 초기에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거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등을 예방할 수 없는 문제를 만들게 됩니다. 부정적인 사회적 편견이 확대될수록 정신질환 초기에 자신의 정신질환을 치료하고자 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정말로 정신질환자 범죄가 늘어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나 내 주위의 사람이 될 확률도 낮지 않은 것입니다.
정신질환자는 주위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는 사람들이며, 우리처럼 자신의 삶을 살아오고 비슷한 사회적 환경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강한 헤드라인에 적힌 보도들에 각인되어, 이들이 우리의 이웃일 수 있거나, 언제든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기보다 충격적이고 위험한 사건들의 행위자로만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신질환자에 대한 우리의 인식 개선, 저소득층 및 장애인 사회복지 개선이 무엇보다도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우선적으로 필요한 길일 수 있습니다.
인권 침해는 누구나 당할 수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상담전화 1331로!
어느 누구나 상담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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