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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병 왜곡한 MBC ‘검법남녀 시즌2’는 정신장애인들에게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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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5,675회   작성일Date 19-07-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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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병 당사자가 노모(老母)를 살해하고 유기한 것처럼 설정
    미디어는 폭력에의 두려움과 동정을 이미지 조작할 수 있어
    정신질환자 범죄율은 비정신장애인의 0.4%
    헌법의 존엄한 삶을 부정한 미디어는 사과해야

     

    '검법남녀 시즌2' 장면 (c)mbc 영상 캡처. '검법남녀 시즌2' 장면 (c)MBC 

    지난 2일 방영된 MBC 월화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는 조현병 당사자가 노모(老母)를 살해하고 검은 비닐봉투에 담아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을 방영했다.

    사건을 접수한 강동서 경찰들이 조현병 당사자 조한수 씨의 아파트를 찾는 장면이 나온다. 아파트로 안내하던 경비는 “이 집이 할머니, 아들, 손주 셋이 사는데요. 아들놈이 조현병 그겁니다. 맛이 완전히 간 놈이에요”라고 말한다.

    이어 “얼마 전에 사람 막 죽인 (사건)거 있잖아요. 멀쩡했다가도 갑자기 눈이 확 돌면서 사람을 막 패고, 동네에서 유명해요”라고 설명한다.

    경비가 아파트 문을 열자 실내에서 악취가 풍겨나온다. 집 안으로 들어간 경찰들은 손전등을 비추며 청테이프로 밀봉된 안방 문을 열자 시체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 나타난다.

    당황한 경찰. 이 부분에서 음악은 지극히 불길하고 급박하게 울린다. 경찰은 무전기를 통해 사건을 설명한다. “노모 살인 용의자 도주 중. 단정한 체격에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있고 하얀색 다마스, 긴급 출동 바랍니다.”

    이어서 덧붙인다. “용의자는 조현병 환자에 폭력 성향 있습니다.”

    MBC 월화미니시리즈 '검법남녀' (c) MBC MBC 월화미니시리즈 '검법남녀' (c) MBC

    MBC검법남녀시즌2, 조현병 당사자를 살인자로 추정 방영

    이어 국과수팀과 서울 동부지검팀이 현장에 출동했다. 시선은 없는 상태였고 피 묻은 식칼과 혈흔, 다수의 동전과 소주병이 발견됐다.

    그때 조한수의 아들 조동우와 담당 사회복지사 황봉숙이 나타난다. 현장에 있던 동부지검 검사 은솔(정유미 분)은 황봉숙에게 조한수 씨가 수상한 점이 있었는지 묻는다. 그러자 황봉숙은 “조현병 증세가 심해진 상태였다”며 “병원 갈 형편이 안 됐다”고 답한다.

    역시 현장에 출동한 부장검사 갈대철(이도국 분)은 조한수가 아파트 단지 뒤쪽에 뭔가를 파묻는 것을 봤다는 제보를 받는다.

    제보 내용에 따라 아파트 근처의 땅 속에서 뭔가 들어 있는 검은 비닐봉지가 나왔다. 갈대철은 조한수가 시신을 훼손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요약하자면 조현병을 갖고 있는 조한수는 함께 살고 있는 노모(老母)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게 된다. 물론 이 극의 결말은 알 수가 없다.

    미디어가 조현병이라는 이미지를 소비하는 건 대체로 두 가지다. 하나는 폭력성. 또 하나는 동정.

    폭력성은 조현병 당사자가 자신의 정신적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며 그 비이성적 사유에 매몰돼 타자를 해치는 존재로 규정된다. 따라서 ‘식칼’을 들고 돌아다니며 죄 없는 건전한 ‘시민’을 아무런 이유 없이 해칠 수 있는 존재다. 이런 이들에게 국가와 시민사회가 관용을 베풀어야 하는가. 그 폭력성은 공포를 광범위하게 생산하고, 따라서 이해보다는 두려움을 느끼며 그에 따라 조현병 환자의 격리와 배제에 기꺼이 합의하게 된다.

    반면 동정은 조현병 당사자들에 대한 인간적 연민이라 부를 수 있다. 도덕적이고 인간적 가치에 기반한 동정심은 타자의 삶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전제한다.

    (c) 뉴스포스트 (c) 뉴스포스트

    미디어의 조현병 소비는 '폭력'과 '동정'

    그렇지만 동정이 무조건 ‘선(善)’한 것일까. 동정은 어쩌면 계급적일 수도 있지 않을까. 나보다 못한 계급의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나’의 우월감을 얻기 위해 동전을 던져주는 값싼 심리적 행위는 아닐까.

    그렇다면 폭력성과 동정은 본질적으로 차별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정신질환자를 향한 시선은 물리적 폭력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심리적·정치적·문화적 등 전방위적으로 차별적 시선이 작동한다.

    그리고 이 폭력성에 대한 두려움을 조작하는 건 미디어다. 매체는 정신질환을 공고한 죽음의 이미지로 결부시킬 수도 있고 동정이라는 프레임으로 조현병 당사자들의 삶과 존재성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미지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MBC ‘검법남녀’는 조현병 당사자를 폭력의 ‘화신’으로 이미지를 조작했다. 노모(老母)를 살해했다는 추정, 그리고 그 훼손된 시신을 아파트 어느 곳에 묻었다는 설정, 이를 수사하는 경찰이 다른 팀원들에게 무전기로 “용의자는 조현병 환자에 폭력 성향이 있다”고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은 모두 조현병이 가지는 대중의 부정적 가치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미디어가 생산하는 조작된 이미지는 결국 대중에게 깊은 각인을 시킨다. 한번 만들어진 이미지는 시간이 가면서 더 공고해진다.

    ‘조현병포비아’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조현병의 표상은 범죄이고 조현병 당사자들은 쓸모없고 가치 또한 없는 존재라고 대중은 생각한다. 시민사회가 이들을 비난하는 것은 최근 일련의 조현병 당사자들의 사건사고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깊은 내면에는 조현병이 가지는 폭력성에 대한 두려움이 개입돼 있기 때문이다. 그 대부분의 심리적 불안은 미디어가 ‘창조’해낸 신화에 기반한다.

    어쩌면 MBC 검법남녀 제작진은 “이미 이러한 사건들이 있었고 그것을 드라마를 통해 재생한 것”이라고 항변할 수 있다. 너희들이 이렇게 사고를 치지 않았냐고 하면서 말이다.

    그러면 암에 걸린 사람이 사건을 일으키면 당신들은 “암 환자이니까 이런 사고를 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아니면 피부병이 있는 사람이, 관절염이 걸린 사람이 사고를 치면 그 병명을 이유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가. 절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정신장애인에 의해 발생하는 범죄건수는 전체 범죄의 0.4%에 머물러 있다. 일반 범죄는 내버려두고 왜 정신장애인의 범죄에만 현미경을 들이대고 그것도 모자라 폭력과 살인이라는 낙인을 찍느냐고 나는 질문하고 싶다.

    2018월 7월 25일자 채널A 뉴스 (c) 채널A 2018월 7월 25일자 채널A 뉴스 (c) 채널A

    조현병에 대한 불안은 미디어가 창조한 신화

    조현병 당사자는 의학적 환자이지 예비 범죄자가 아니다. 우리가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듯이 조현병 당사자 또한 병원에 가서 약을 타서 먹고 심리치료를 받는다. 그냥 환자라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왜 폭력이 개입해야 하는가. 왜 조현병 환자라는 특정 인구집단을 향해 그토록 돌을 던지다 못해 이제는 이미지 조작을 통한 사회적 처벌을 정당화하려 하는 것인가.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왜 조현병과 정신질환이 마치 문제의 본질인 것처럼 만들어지는 것인가. 그 조현병에 대한 왜곡된 공포는 결국 정신장애인들이 병원에 가서 치료받은 것을, 일반 시민들이 심리상담을 받는 것조차 꺼리게 만드는 부정적 담론을 만들어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가.

    MBC 검법남녀 제작인에 사과를 요구한다. 당신들은 정신장애인의 삶을 왜곡했고 인권적 가치, 존엄을 훼손했다. 당신들이 조작한 조현병 이미지는 이미 대중에게 한 번 더 정신질환에 대한 불편한 두려움을 만들어내 버렸다.

    조현병 당사자도 시민사회의 시민이며 국가의 국민이다. 아픈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돌을 던졌다. 마치 한센병 환자를 향해 두려움과 더러움의 감정을 가지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처럼.

    MBC는 사과하라. 인간의 존엄이 희화화되거나 차별이 되는 것을 우리는 반대한다. 폭력과 동정에 대해서도 우리는 반대한다. 우리, 조현병 당사자들과 정신질환 동료들은 존엄에 기반한 삶을 살아가고자 할 뿐이다. 거기에 ‘범죄’와 ‘죄악’을 개입시키지 말라. 사과하기 바란다.

    (c) 고대신문 (c) 고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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