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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우리 사회는 왜 반 고흐 같은 위대한 인물이 나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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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7,927회   작성일Date 19-07-19 13:18

    본문

    반 고흐, 정신질환 앓으며 위대한 작품 생산 
    한국사회, 정신장애인의 사회구성원 편입에 불편 겪어
    정신장애인은 지역사회서 고립되고 복지 체계 전무
    치료적 관점으로만 접근... 복지 지원 동시적으로 중요
    새장에 갇힌 새는 봄이 오면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어딘가에 있다는 걸 직감적으로 안다.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도 잘 안다. 단지 실행할 수 없을 뿐이다.

     

    그게 뭘까? 잘 기억할 수는 없지만 어렴풋이는 알고 있어서 혼자 중얼거린다. ‘다른 새들은 둥지를 틀고, 알을 까고, 새끼를 키우는데….’ 그러고는 자기 머리를 새장 창살에 찧어댄다. 그래도 새장 문은 열리지 않고, 새는 고통으로 미쳐간다.

     

    “저런 쓸모 없는 놈 같으니라고.” 지나가는 다른 새가 말한다. 얼마나 게으르냐고. 그러나 갇힌 새는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잘하고 있고 햇빛을 받을 때면 꽤 즐거워 보이기도 한다.

     

    철새가 이동하는 계절이 오면 우울증이 그를 덮친다. 그를 새장에 가둔 아이들이 말한다.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벼락이 떨어질 듯이 어두운 하늘을 내다보는 그에게 자기 운명에 반발하는 외침이 들려온다. ‘나는 갇혀 있다! 내가 이렇게 갇혀 있는데 당신들은 나에게 부족한 것이 없다고 하느냐.

     

    바보 같은 사람들! 물론 필요한 건 이곳에 다 있다! 그러나 내가 다른 새처럼 살 수 있는 자유가 없지 않나!’

     

    본의 아니게 쓸모 없는 사람들이란 바로 이처럼 새장에 갇힌 새와 비슷하다. 그들은 종종 정체를 알 수 없는 끔찍한, 정말이지 끔찍한 새장에 갇혀 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 감옥을 없애는 게 뭔지 아니? 깊고 참된 사랑이다. 친구가 되고 형제가 되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최상의 가치이며, 그 마술적 힘이 감옥 문을 열어준다. 그것이 없다면 우리는 죽은 것과 같지. 사랑이 다시 살아나는 곳에서 인생도 다시 태어난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중 어느날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구절

    인생은 외롭고 슬프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새장에 갇힌 새보다는, 집에 묶인 고양이보다는 힘들고 괴롭더라도 저 멀리 하늘을 날아오르는 철새와 저만의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길고양이가 좀더 행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중 정신질환이 있는 이들도 그렇지 않을까요.

    요즘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묶은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입니다.



    생전에는 단 하나의 작품만 판매가 됐을 정도로 인정받지 못한 화가였지만 그 사후에 작품성을 인정받아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 반 고흐의 1889년작 '별이 빛나는 밤에'입니다.

    고흐는 1853년에 태어나 1890년까지 37년의 짧은 생애를 살았습니다. 정신질환으로 스스로 자신의 귀를 잘랐고, 정신병원에 입원되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고흐는 결국 자살로 삶을 마무리하였습니다.

    고흐는 28세때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는데 37세까지 10여 년 동안 900여 점의 그림들과 1100여 점의 습작들을 남겼다고 합니다. 정신질환을 앓던 고흐가 평생을 정신병원에서 보냈다면 이처럼 아름다운 작품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겠죠.

    우리 사회에서 정신질환을 가진 정신장애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많은 시민들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가지고 있어서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편입되어 살아가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지역에서 굉장히 고립되어 있는 상태이고 지역사회 복지체계는 거의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그에 더해서 강제입원에 대한 트라우마도 심해서 입원에 대한 거부감이 굉장히 강한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 자기 스스로를 해하거나 남을 해하거나 하는 그런 위험이 현실화되기도 하고, 그 결과 국민들이 더 두려움에 빠지고 혐오를 하고 또 통제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연속됩니다.

    정신장애인에 대해서는 두 가지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치료나 보건의 관점에서의 접근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사회에 장애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복지 관점에서의 접근입니다.

    (강제)입원 및 치료에 대한 트라우마가 심한 정신장애인들에게 복지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으니까 더 숨어들어가고, 치료가 되지 않은 채 국가적 관리 시스템이 작동이 안 되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와 의료계는 정신장애인에 대해 의료의 관점으로만 접근합니다. 개인의 삶에서 치료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 수용적 환경, 복지 지원이 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가관리시스템이 자칫 의료·보건의 관점으로만 작동되면 통제를 하게 되고, 당사자가 (입원)치료를 안 받으려고 하면 강제로 그를 (입원)치료하게 되고, 그러면 그 트라우마 때문에 자신의 정신질환을 더 숨기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렇기에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지역사회에서 정신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정신재활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위기대응 쉼터를 만들어 정신병원에 꼭 입원하지 않더라도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함으로써 정신장애인들이 자신의 정신질환을 숨기지 않고 자발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돼야 사회의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낙인도 조금씩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약물 중심의 정신보건 체계에서 조금 벗어나 북구 유럽의 '오픈 다이얼로그'라든지 일본의 당사자 '동료 상담'이라든지 하는 다양한 접근 방식이 도입될 필요가 있습니다.



    얼마 전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씨가 바뀐 매니저에게 또다시 착취를 당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줄리아드 음대 출신인 유진박 씨는 1990년대에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명세를 탔지만,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주변 관계자들에 의해 끊임없이 착취를 당해왔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반 고흐의 그림에 열광합니다. 한편 또 많은 이들은 정신장애인이 자신의 삶 곁으로 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어떤 이들은 정신장애인을 수단 삼아 돈을 쉽게 벌려고 합니다. 슬프지만 왜 우리 사회에는 제2의 반 고흐, 제2의 유진박이 나올 수 없는지 알겠습니다.

    한국에서도 반 고흐를 보고 싶습니다. 정신장애인을 더 이상 감옥에 가두지 말고 이들과 친구가 되고 형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마술과 같은 힘이 우리 마음 속 감옥 문을 열어줄 것입니다. 그런 마음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죽은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반 고흐가 그립습니다.

    출처 : 마인드포스트(http://www.mi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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