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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장애인 약물, 이대로 괜찮나 ②] "고문 같은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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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9,231회   작성일Date 19-09-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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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인드포스트'는 도파민을 증상의 원인으로 인식하는 정신의학의 도파민 가설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회적 지지를 통한 비약물치료로 증상의 고통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이용표ㆍ정유석ㆍ배진영ㆍ송승연, 정신장애인의 항정신병약물 복용 경험에 대한 연구: 하이데거의 기술 비판을 중심으로'(한국장애인복지학, 2019)를 재구성해 연재기사로 싣는다.

    (c) Ausmed
    '조현'의 경험은 정신장애인 당사자 '자신'과 그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해체시켜 스스로가 누구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게 한다. 이는 조현병뿐 아니라 여타 '정신적 현상'을 경험하는 당사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당사자들은 약물을 통해 증상의 완화나 제거를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부작용을 경험한다. 이러한 부작용은 때론 정신적 고통보다 더 심각하고 심지어 고문처럼 다가온다.



    정신장애 당사자가 처음으로 약물을 경험하는 것은 특별한 정신적 현상 때문이다. 그들은 예컨대 신기하거나 무섭거나 제어할 수 없는 정신적 현상을 경험한다. 이러한 현상과 마주한 당사자는 지인들에 의해 '심상치 않은' 사람으로 인식된다. 그러다 가족을 따라 정신의학과에 방문하게 되거나 강제로 입원을 당함으로써 처음으로 약물과 마주하게 된다.

    당사자 A씨는 강제입원 당시 약물 부작용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2000년도였어요. 병원에 강제입원되어서 처음 약을 먹은 게. (...) 발작이 되는 거에요. 눈도 돌아가고 쓰러지고, 호흡곤란 오고, (...) 그런데 가족들은 어쩔 수 없잖아요. 가족들은 (...) 진료를 가보자고 했는데, (사실은) 정신과 병원이었던 거죠. 기억이 나요. (...) 남자들이 와서 끌고 간거야."

    당사자들 가운데 약물 복용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껴서 기꺼이 약을 복용한 사람은 거의 없다. 당사자들은 의료진이 자신의 신체로 약물을 투여하는 것에 묵묵이 순응해야 했고, 저항하더라도 너무나 무력하게 그 시도는 좌절됐다.



    정신병원 진료와 입원은 즉각 약물복용과 투여로 이어졌다. 그 약물은 지금까지도 당사자들의 삶에 일부가 됐지만, 입원 당시 강제적으로 약물을 투여당한 트라우마는 쉽게 가시지 않는다.

    "입원했는데 (...) 갑자기 쓰러졌어요. 그게 마취주사였어요. (...) 저는 마취상태라서 입원경로는 몰랐는데 일어나니까 문은 다 잠기고 큰 병원이더라고요. (...) 처음에 입원했는데 약을 30알 먹었어요. 아침, 점심, 저녁으로."


    (c) Alamy
    약이 병을 만든다

    입원 당시 약을 30알 가까이 복용하면서 당사자 B씨는 일시적으로 1에서 10까지 숫자도 제대로 세지 못했다. 당사자 C씨는 약만 먹으면 머리가 멍해지고 몸이 쳐져 매일 아침 반드시 커피를 2잔 이상 마셔야 했다.

    이 외에도 당사자들은 약물 복용 이전에는 쉽게 기억했던 것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독해력과 암기력이 저하되는 부작용을 경험했다.



    당사자 C씨는 말 그대로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분명치 않은 혼돈을 경험했다. "머릿속으로 생각하기에는 지금 이게 재미있는 개그 프로그램인데, 이게 지금 웃어야 되는 타이밍인데 이제 제가 속으로 생각하기에는 웃기는 장면인데 웃음이 안 나오는 상태죠."

    이러한 인식의 혼돈은 당사자의 학습이나 업무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약물로 일상을 망치거나 학업과 업무를 중단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당사자 A씨는 약물복용 이전 상당히 우수했던 애니메이션 작업 능력이 약물복용 이후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는" 경험을 했다. "머리가 돌아가지도 않고 완전히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거에요. 사건은 기억이 나는데, 일을 했던 기능 있잖아요? 기능을 상실해버린 거에요. (...) 완전히 뭐죠? 뭐가 날아가 버렸어."

    약물 부작용은 또 다른 질병으로 발전되기도 했다.

    호르몬의 변동으로 여성 질환이 생기는 경우나 출혈을 경험하는 것이다. 당사자 D씨는 '솔리안'이라는 약물이 신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신적 현상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를 복용할 수밖에 없었으며, 대신 이러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약물을 복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호르몬이, 제 몸에 원래 나오면 안 되는 호르몬이 나오는 부작용이거든요. 그래서 여성 질환 쪽으로 문제가 있어요. 부작용이 있어서요." 당사자 E씨는 코피를 쏟는 현상을 설명했다. "거기서 사람들이 몽땅 코피를, 사람들이 코피를 다 흘려요. (...) 봐도 흔히 뭐 리튬을 많이 쓰니까. (...) 항정신성약물 먹는 환자들은 다 코피 경험하고."


    stranger things (c) Netflix
    고문 같은 신체적 변화

    인식적 혼돈 외에도 당사자들을 괴롭히는 것은 고문과도 같은 신체적 변화였다. 예컨대 △근육의 경직 △정좌불안 △입 돌아감/굳음 △손떨림 △시력 저하/뿌연 시야 △목마름 △체력 저하 △식욕/체중의 급격한 변화 △소변 문제 △변비 △졸음 △폐렴 △백혈구 수치의 변화 △여성질환 등이다.

    당사자들은 이러한 고통 속에서도 정신적 현상을 제거하기 위해 약을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는 주변의 압박으로 이같은 끔찍한 부작용을 견뎌야 했다.



    당사자 D씨는 지금도 시력에 문제가 있다. "눈앞이 이제 흐려져서 보이지가 않아요, 웬만치. 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이야기해요. 이 약을 먹으면 눈이 좀, 눈앞이 보이지 않는, 좀 흐리게 보일 거다(라고요)."

    이같은 신체적 변화는 사회생활을 어렵게 만들었다. 당사자 A씨는 혀와 입이 굳고 침이 계속 흐르는 바람에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말이 어눌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잘 안 되는 거야. 침을 흘리는 거야."

    당사자들은 이러한 신체적 변화와 관련해 의료진에게 호소를 해보지만, 약물만 더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당사자들이 약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할 때 약물 복용을 조정하기 보다는, 그 신체적 고통을 경감하는 또 다른 약물을 처방했던 것이다.

    당사자 E씨는 이렇게 회상했다. "아침, 저녁으로 합치면 약 20알이 넘었던 것 같아요. 그때 며칠 지나니까 또 소변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것도 약 부작용이기도 하고. 또 거기 소변을 잘 누게 해주는 약을 주더라고요."


    (c) myrudraksha.com
    정신의학적 모델의 대안

    당사자들이 약물 정보에 관해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약물 부작용 때문이다.

    항정신병약물 복용 경험에 관한 이러한 부작용들은 약물만이 당사자의 정신적 현상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정신의학적 모델에 균열을 낸다.

    소외된 사람들의 자기결정을 존중해주고 당사자들과 함께 대안 모델의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컨대 약물보다 대화를 우선시하는 '오픈 다이얼로그'와 같은 대안의 경우엔 정신장애인을 약물 처치의 대상이 아니라, 약물도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인간의 존엄을 강조한다.



    당사자들이 경험한 끔찍한 정신과 약물복용 경험은 향후 당사자 교육, 부모 교육, 종사자 교육의 주요 내용으로 자리잡아야 함을 암시한다. 약물에 관한 유용성과 한계, 그에 따른 부작용에 관한 정확한 교육이 시급하다.


    당사자를 비롯한 가족, 지인들이 대화를 통해 치료를 모색하는 새로운 대안인 '오픈 다이얼로그' (c) Getty Images

    출처 : 마인드포스트(http://www.mi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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