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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장애인, 삶의 문제에 예민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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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21,601회   작성일Date 19-12-0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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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장애인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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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장애인은 멀쩡하다

    장애가 있다는 것은 비정상의 범주에 들었다는 의미일까? 만일 그렇다면 정신장애가 있다는 사실은 그의 정신적 상태가 ‘비정상’적이라는 의미가 된다. 우리는 흔히 ‘장애’를 ‘비정상’과 동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정상 상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곤 한다. 그러나 장애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아니다.

    장애 역시도 사회의 구성물이다. 개인에게 어떤 손상이 생겼을 때 ‘사회 차원의 반응’이 존재할 것이고, 이 반응은 그 개인에게 다시 무능력을 주게 된다. 이를테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계단이 많은 건물에서 곤란을 겪는데, 이 계단은 본디 자연스러운 것이라기보다 장애가 없는 이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된 환경이다. 그로 인해 장애인은 이동할 수 없는 무능력을 갖는다. 평평한 이동 경로가 존재했다면 아마 장애는 무능력으로 기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주 낮은 시력이라서 안경을 쓰는 사람은 요즘 흔하지만, 안경이 발명되기 이전에는 장애인이었을 것이다.

    장애는 극복해야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물론 장애로 생긴 환경의 방해를 해소하고, 보다 높은 업적을 쌓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장애를 ‘딛고 일어선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 무능력은 애당초 장애 때문이 아니라 사회의 반응, 환경 때문에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애인이 장애를 극복한 것이라기보다는, 환경을 딛고 일어섰다는 것이 더 적절하다.

    정신장애인은 심리적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 차별과 낙인, 혐오로써 무능력을 경험하는 장애인이다. 정신장애인은 비정상인이 아니다. 정신장애인을 향한 차별과 낙인, 혐오가 비정상적이다. 여서 나는 통상적으로 쓰이는 ‘정상성’이란 용어에 의문을 던지며, 과연 우리가 어떤 것을 정상이라 부르고, 어떤 것을 비정상이라 불러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바를 정 자에 떳떳할, 항상 상 자를 써서 ‘정상’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정상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은 항상 바르고 떳떳한 것이다. ‘항구적 올바름’과 똑같은 의미로 쓰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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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정상성'의 기준에서 봤을 때, 비정신장애인이라고 해서 정상적인 인물인 것은 아니다. 그리고 어떤 점에서 정신장애인은 매우 정상적이고 건강한 사람들이다. 이를테면, 어떤 개인이 정신장애에 걸리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을 수반한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을 겪는다고 모두 정신장애인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개인의 특수한 기질에 영향을 받지만, 오로지 기질이라는 단일 원인으로 심리적 문제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다 달라붙는 이유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것을 타인에게 극도의 분노로 표출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적어도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타인에게 무례하고 못돼지기 십상이다. 그런데 정신장애인 중에는 스트레스를 바깥에 분출하는 방식으로 해소하지 못하고 스스로 끌어안아 정신장애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사실 아주 정상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건강한 생각에 스스로 아픈 것이니 말이다.

    나는 정신장애인을 ‘광인’으로 표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정신장애인 집단도 물론 사람들의 집단이므로 그 안에는 몇몇 악인도 부도덕한 사람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정신장애인은 범죄자가 아닌 ‘초안전군’으로 불러야 할 정도로 범죄율이 낮다. 대부분 남에게 피해를 주기보다는 자기가 겪는 심리적 고난에 홀로 고생하며 살아간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런 성향이 정신장애를 불러일으키고, 정신장애는 또다시 그런 성향을 만든다. 한 마디로 “너무 착해서 병에 걸리는” 경우다. 이런 사람들이 정신장애인이라는 점은 오히려 이 사람들의 '정상성'을 담보하는 사실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감히 이런 경우에 속하는 상당수의 정신장애인을 ‘정상인’이라고 표현하려 한다. 정신장애인은 정상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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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픈 것과 나쁜 것

    사람들은 흔히 ‘비정상’과 ‘부도덕’, ‘죄악’을 혼용한다. 애당초 정상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한 적도 없지만, “정상은 좋은 것이고 비정상은 나쁜 것이며 나쁜 것은 고쳐야 한다”는 이미지는 우리 머릿속에 강력히 각인돼 있다. 그러나 사회적 개념의 구분만 제대로 해도 세상의 많은 나쁜 현상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질병이라는 관점에서 보든, 장애라는 관점에서 보든, ‘아픈 것’은 부도덕도 죄악도 아니다. 그러나 마치 아픈 것을 ‘나쁜 것’ 취급하며, 무조건 나아야만 하는 것으로 보고 오지랖을 부리거나 무례하게 구는 사람이 많다. 남의 건강을 걱정하는 것도 도를 넘으면 실례다. 아픈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아픈 상태에서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것도, 장애로 차별받지 않고 살아가려는 것도 전적으로 당사자가 결정할 문제다.

    누군가 암에 걸리면 사람들은 그가 암을 치료하거나, 최소한 삶을 연장하려고 고군분투해야 하며, 암을 ‘이겨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항암을 선택하는 것은 온전히 당사자의 몫이다. 치료가 싫다면, 치료를 거부할 권리도 그에게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료를 받고 싶어하고, 조금 더 살고 싶어하지만, 대부분 그렇다는 것이다. 그 어떤 병원도 암 환자에게 강제로 항암제를 투약하고 강제로 입원시키지 않는다. 왜 정신과만 유독 유별나야 하는가?

    애당초 일부러 아프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다. 일부러 장애를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도 없다. 우리 중 절대다수는 ‘비정상’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은 아프게 살고 싶지 않아 하고 치유되고 싶어한다. 아주 많은 정신장애인들이 병원에 가지 않거나 약물치료에 호의적이지 않은 이유는, 그 치료가 자신에게 적합한 치유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천지에 병을 낫게 해준다는데,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게 해준다는데 마다할 사람은 없다시피 하다. 그런데 강제입원이나 약물뿐인 치료가 더 나은 삶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성찰하지 않는다. 오로지 정신장애인 개인의 불신감만 지적하며,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탓을 한다. 아픈 것은 하나도 나쁘지 않지만, 이런 태도는 진정으로 나쁘다.

    박은정/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활동가 cowalk1004@daum.net

    <저작권자 © 함께걸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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