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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 “조현병을 폭력과 위험성으로 매도한 매일신문은 정신장애인들에게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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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9,017회   작성일Date 19-12-03 13:41

    본문

     

    대구 매일신문, 조현병 환자 기사…정신장애 부정적 묘사
    정신장애인을 관리받아야 할 존재로 규정해 인권 훼손
    정신장애인의 허구적인 폭력 이미지만 강조

    매일신문 10일자 기사

    대구 지방신문인 매일신문은 지난 10일 ‘조현병 환자에 불안한 이웃...대구에만 3856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행했다.

    신문은 리드에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 A씨가 맞은편에 사는 50대 남성에게 ‘느닷없이’ 공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적었다. A씨는 남성에 의해 머리를 잡아당기는 등 ‘폭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이 남성이 ‘중증 조현병’을 앓고 있으며 2년 전에도 A씨에 흉기로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기사 리드는 정신장애에 대한 세계의 부정적 편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비정신장애인이 경미한 사건을 일으키면 기사는 생산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장애인이 슈퍼에서 새우깡을 한 봉지 훔치면 이는 기사 대상이 된다. 왜 그럴까.

    우선 세계는 정신장애라는 텍스트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왜곡해 버리기 때문이다. 정신장애가 무엇인지, 그 개별적이고 고유한 속성이 무엇인지를 알기 보다는 현상으로 발생하는 사건사고에만 집중한다.

    경험해보지 못한 이질적 존재로서의 정신장애인

    인간은 모호한 것, 혹은 경험되지 못한 존재와 세계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진다. 이는 인류의 보편적 집단무의식이다. 신체장애는 늘 있어온 존재들이고 세계에 많이 노출이 되면서 대중은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정신장애인은 이들이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정신장애인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해 본 적도 없으며 이들이 어떤 욕구를 갖고 있고 어느 때 감정적으로 심리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지 알지도 못하며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다만 이들은 위험한 존재라는 사회적 표상만으로 인용된다.

    정신장애인이 왜 위험한가. 이 ‘왜’라는 편견에 대해 기사는 사유하지 않는다. 정신질환은 부정적인 속성을 갖고 있으며 조현병 환자는 강력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위험성으로 분류된다. 이 프레임은 너무도 강고해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이 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는 정신장애인이다. 심적으로 우울할 때가 있고 이유 없이 몸이 좋지 않아 누워있어야 할 때도 있다. 이건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통이다. 그런데 정신장애인이 이렇게 행동하면 그는 ‘이상한 사람’이나 ‘두려운 사람’으로 바뀐다. 정신장애인은 누워있을 자유도, 우울해할 자유도 없는 것인가.

    매일신문은 이어 대구시가 추정하는 관내 조현병 환자가 3천856명(전체 인구의 0.2%)이라고 추산했다. 이중 3천297명(85%)가 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 등록돼 ‘관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신장애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은 모호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왜곡된 사회적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왜 ‘관리’를 받아야 하는가. 우리는 자유의 주체이며 자기 운명의 주인인데 왜 타자에 의해 우리가 관리받고 그 이유로 억압당해야 하는가.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이용한다는 것은 당사자 스스로 자신의 병을 알고 있고 억압적 세계에서 살아나갈 힘이 아직 약하기 때문에 그 힘을 키우기 위해 다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취업을 할 수도 있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태도와 문제해결 방식들도 배운다. 우리는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지 관리받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정신장애인은 관리의 대상이 아닌 자유의 주체

    제목에서 ‘조현병 환자에 불안한 이웃’이라고 했는데 그럼 저 3800여 명의 조현병 환자들이 다 잠재적 범죄자로 분류돼야 하는 걸 의미하는가. 도대체 조현병 환자가 폭력적이고 범죄를 저지를 개연성이 너무나 큰 존재로 늘 소환되는 이유는 뭔지 매일신문에 묻고 싶다.

    정신장애인 인권을 이야기하면 대중은 이렇게 말한다. ‘정신질환자’ 혹은 ‘정신병자’들은 위험하기 때문에 인권이 필요 없으며 세상에 나오지 못하게 ‘영구 격리’해야 한다는 낙인을 너무나 쉽게 발화한다.

    정신장애인이 일 년에 저지르는 범죄 비율은 전체 범죄의 0.4%라는 걸 아무리 우리가 세상에 얘기해도 이미 낙인을 찍힌 존재로 보는 일반 대중의 귀에는 그 결과가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편견에 의해 죽어가는 존재다.

    가해자보다는 피해자가 될 확률이 더 큰 정신장애인이 왜 자꾸만 범죄의 이미지로 세상에 호명돼야 하는지 우리 역시 알고 싶다. 정신과 약을 먹는다는 이유로 당신은 그를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해 이용하고 있다면 그것도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위험한 존재자들의 생활장소인가. 왜 치료받고 회복되려는 정신장애인을 끝까지 위험성이라는 이데올로기로 몰아세우는 것인가.

    신문은 또 올해 5개월 동안 응급환자수가 월 평균 64.4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4월 경남 진주 가좌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안인득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던 이웃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후 응급입원 건수가 급증했음을 보이기 위한 내용이다. 지난해 월 평균 16.6건에 비해 급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고위험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현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며 “지난 4월 진주 ‘안인득 사건’ 이후 경각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에는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부정적 가치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체계적 관리’라든가 ‘경각심’이라든가 이런 발언이 정신장애인은 체계적으로 관리받아야 하고 언제든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끝없는 '위험성 이데올로기'...언론이 그 주범

    또 신문은 조현병 환자의 입원 유형이 자의입원, 보호입원, 행정입원, 응급입원 등이 있으며 이 중 응급입원과 행정입원은 ‘자·타해의 위험성’을 대상으로 하는데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높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흉기가 상징하는 폭력성, 그것이 정신장애인이라는 이미지를 생산한다



    치료의 필요성이라면 지역사회에서 케어받고 살아가야 하는 정신장애인이 그 ‘자타해 위험성’이 크다는 이유로 정신병원으로 그야말로 ‘직행’해야 한다는 사유가 이 밑에 깔려 있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의 전무한 치유 인프라, 주거시설이 없어 정신병원을 나올 수 없는 ‘사회적 입원’, 가족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역시 정신병원과 정신요양시설에서 나오지 못하는 정신장애인들이 있다는 것을 언론은 한 번이라도 사유해본 적이 있을까.

    왜 정신장애인들이 지역사회로 나오고 싶지만 나오지 못하는지, 이들에게 살 집이 없고 일할 취업 장소가 없고 사회적 관계망까지 끊겨 친구 한 명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들이 지역사회에 안착해서 존엄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분석한 기자는 얼마나 될까.

    사회적 최약자의 자리에 있는 정신장애인을 언론은 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걸까. 왜 툭 하면 가만히 있는 정신장애인의 존재성을 훼손하려고 하는 것일까. 정신장애인이 대중들에게 부정적으로 표상되는 데는 언론도 한몫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정신장애인 격리와 배제 논리는 파시즘

    우리는 요구해왔다. 우리를 가두지 말라고. 병이 있지만 지역사회에서 인간적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조금 모자라고 조금 늦은 걸음걸이를 가졌지만 우리 역시 인간의 가치를 구현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이를 위해 국가와 시민사회가 이들에게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않고 무조건 ‘잠재적 위험군’으로 존재를 왜곡해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분노한다.

    매일신문은 사과하라. 조현병 환자를 ‘불안’으로 묘사하고 대구에만 3800여 명의 조현병 등록 환자가 있어 언제든지 사건사고가 터질 수 있다는 파시즘적 위기 의식을 강요하는 기사 논조에 대해 우리는 분노한다.

    정신질환에 의한 사건이 있어도 사회적 약자의 처지에서 이들을 바라봐야 할 언론이 오히려 정신장애인들의 삶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상처를 남기고 낙인을 찍어버리는 보도 태도는 사라져야 한다. 매일신문은 정신장애인들에게 사과하라. 이건 요청이 아니라 명령이다.

    출처 : 마인드포스트(http://www.mi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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