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들이 영화 '범죄도시 2' 속 정신장애인을 묘사한 장면이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조장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단체들은 7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당사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영화 '범죄도시 2' 상영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문제 삼는 장면은 영화 초반부 병원복을 입은 남성이 동네 슈퍼마켓에서 인질들을 가두고 경찰과 대치하다 주인공에게 제압되는 부분이다. 이 장면에서 영화 속 다른 인물들은 남성을 향해 '미친놈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또라이', '정신병원에서 탈출했다'고 말한다.

단체들은 "정신병원을 탈출한 사람이 칼부림과 인질극을 벌이는 장면은 정신장애인을 폭력적이고 위험한 범죄자로 표현하고, 예측 불가능하고 난폭한 존재로 인식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천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 영화가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현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정신장애 당사자 임모 씨는 "안 그래도 정신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조장하는 언론이 많은데 이 영화로 인해 인식이 더욱 부정적으로 굳혀질까 봐 불편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14일 '범죄도시 2' 제작사에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의 성명을 보냈으나, 제작사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이해 부탁한다'며 사과나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범죄도시 2' 제작진의 공개 사과와 면담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