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동의없는 정신질환 정보 유출은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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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사건관계자의 동의 없이 언론에 정신병력을 유출하는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인권위 결정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정신질환을 포함한 모든 병력사항은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한 민감정보로 사건관계자의 동의 없이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하므로 이를 개선하고, 만일 공익 등을 이유로 부득이 공개해야 하는 경우에는 내부 심의를 거치는 등 관련 절차를 마련하기 바란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찰이 창녕아동학대사건 등에 관한 언론브리핑 과정에서 사건관계자의 정신질환 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대중에게 임의공개한 것은 당사자의 사생활을 침해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이 범죄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부정적 고정관념을 강화시킨 것이라는 취지의 진정을 접수했다.
인권위는 진정인이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닌 까닭에 피해자의 신원 및 권리구제 의사가 파악되지 않아 진정 자체는 각하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경찰의 개인민감정보 임의 공개에 대한 재발방지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 9월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에서 의견표명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헌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건강에 관한 정보는 사생활의 영역에 속하는 내밀한 정보로서 특별히 더 보호돼야 할 민감정보에 해당한다"며 "사회통념상 현재 정신질환을 앓고 있거나 과거에 앓았던 사실의 공개는 타인에게 공개하고 싶지 않은 정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 본인이 승낙한 범위를 벗어나 국가에 의해 임의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개인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와 관련된다"고 밝혔다.
이어 "신속한 범인 검거와 유사 범죄 예방, 오보 또는 추측성 보도로 인한 권익침해 회복 등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공공의 안전을 위한 대응조치로 예외적으로 수사사건 등의 공개가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이 또한 '개인의 신상 및 사생활에 관한 내용'은 공개가 제한돼야 하기때문에 이미 검거가 완료돼 공익 우려가 소멸된 사건관계자의 정신질환 정보를 동의 없이 언론에 유출하는 행위는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2016년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비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율보다 높음에도 상당수의 국민들은 합리적 이유 없이 정신질환자 집단이 위험하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경찰 또한 정신질환자 차별과 편견 해소를 위한 적극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솔잎 기자 soliping@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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