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3명 중 1명은 반년 내 뇌신경·정신질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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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팀 최대 감염지 미국 자료 분석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감염되면 3명 중 1명은 감염 6개월 내 정신건강 질환이나 뇌신경 질환 진단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23만6379명의 대규모 전자의무기록을 분석한 연구로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백신이나 환자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및 뇌신경 질환 등 감염 이후 나타나는 보건의료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대규모 환자의 전자의무기록을 분석하고 연구결과를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랜싯 정신과학’ 6일자에 발표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뇌신경계 질환 진단이 정신건강 질환 진단을 받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는 있었다. 감염된 뒤 첫 3개월 동안 불안감이나 감정장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도 이뤄졌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뒤 첫 6개월 간 신경학적·정신과적 진단 위험을 조사한 대규모 연구 데이터를 도출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23만6379명을 대상으로 감염된 뒤 6개월 내에 발생한 14개의 뇌신경계 및 정신건강 진단 기록과 증상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10세 이상이며 2020년 1월 20일 이후 코로나19에 감염됐고 2020년 12월 13일까지 생존한 환자다. 연구진은 다른 감염병 환자와 비교하기 위해 인플루엔자 환자 10만5579명과 기타 호흡기 감염병 환자 23만6038명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뇌신경계 또는 정신건강 장애로 진단된 환자 비율은 34%로 3명 중 1명 꼴이다. 이들 중 13%는 뇌신경계·정신건강 관련 진단을 처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진단은 불안감으로 17%를 차지했다. 감정장애가 14%, 물질오용장애가 7%, 불면증이 5%였다. 뇌신경계 질환 관련 진단을 받은 이들은 뇌출혈 0.6%, 허혈성 뇌졸중 2.1%, 치매 0.7%였다.
분석 대상 코로나19 환자 중 입원 유무와 중환자실 입원 여부에 따라 뇌신경계 및 정신건강 장애 진단 비율은 달랐다. 전체 대상자 중 뇌신경계 및 정신건강 장애 진단을 받은 이들은 34%에 그쳤지만 입원 환자는 38%,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46%였다.
연구진은 또 같은 기간 동안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기타 호흡기 감염병에 걸린 환자들과 비교한 데이터도 분석했다. 연령과 성별, 인종, 기저질환 등 기본 정보를 고려한 뒤 비교한 결과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들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이 뇌신경계 및 정신건강 진단 위험은 44% 높았다.
인플루엔자를 제외한 다른 호흡기 감염병에 걸린 이들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이 뇌신경계 및 정신건강 진단을 받을 위험성은 16% 높았다. 결론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인플루엔자나 다른 호흡기 감염병에 걸리는 것보다 뇌신경계 및 정신건강 장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를 수행한 폴 해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이번 연구 데이터는 대규모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실제 데이터”라며 “코로나19 감염 이후 정신과 진단 비율이 높고 중증 환자의 경우 뇌졸중이나 치매 등 뇌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심각한 증상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리슨 교수는 또 “감염병 확산 규모를 감안하면 전체 인구에 걸쳐 보건 및 사회복지 시스템에 영향을 상당 부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를 수행한 맥스 타켓 옥스퍼드대 연구원은 “다른 호흡기 감염병보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뇌질환과 정신질환이 더 흔하게 나타난다”며 “6개월이 지난 뒤에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는지를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의 한계도 있다. 연구진은 전자의무기록 데이터의 정확도 문제, 증상이 경미하거나 무증상 환자가 연구에서 배제된 점 등이 이번 연구의 한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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