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사각지대] ① 유명무실 정신질환자 강제입원심사 진술권…단 2건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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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기한도 모르는 내 인신 구속을 남들이 결정한다는데, 내가 직접 나가서 따질 수가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정신장애 당사자 인권단체 파도손의 이정하 대표가 말했다.
구속적부심에서 피의자가 법정에 나가 직접 진술할 수 없다고 하면 어떨까.
일반적 구속 절차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강제 입원이라는 인신 구속에 맞닥뜨린 정신질환 당사자들에게 심사 참석·직접 진술권은 고작 허용된 지 1년 반 된 권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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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첫발을 뗐지만 갈 길은 멀다.
채 팀장은 "센터에서 잘 준비해 줘서 화상 진술은 무리 없이 진행됐지만, 이동에 따르는 보호·비용 문제 등으로 사실상 입원 당사자의 현장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참여권을 보장하기 위해 이송 문제를 누가 책임질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사자가 참여할 길이 열렸는데도 신청은 거의 없는 것 또한 문제다. 이정하 대표는 "비자의 입원 절차에서 당사자는 관련 정보가 현저히 부족한 상태로 위축돼 조사받는 입장인 데다가 아직까지 대면진술과 조력에 대한 고지도 명확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이유를 짚었다.
이동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입적심 제도에 대해 "여전히 정신질환자를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다룬다"며 헌법상 적법절차(due process of law)의 관점에서 사전 고지·대면 진술 의무화·불복 절차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비자의입원은 직관적으로 형사소송법상의 구속이 떠오르는, 매우 비슷한 효과를 가지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제3자가 환자 얼굴을 한 번도 보지 않고 모든 입원 관련 결정을 할 수 있다"며 "아무리 목적이 다르다 하더라도 절차의 설계 등은 비슷해야 합당하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여전히 대부분의 환자는 누구한테 입원 심사를 받고 있는지 그 얼굴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대면 조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적법절차의 관점에서는 매우 불완전한 대안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현재 국립정신병원에서 하는 입적심 결과는 행정적 결정인데, 다른 행정처분의 사례를 보면 불복 절차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당사자가 불리한 결과를 얻었을 때 이에 불복할 수 있는 절차를 보장해 주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당사자가 읍소를 하는 게 아니라 '주체'로서 본인의 입원이 합당한가에 대해 직접 진술해 답을 요구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하고, 정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권지현 기사 ( https://www.yna.co.kr/view/AKR20260226179500530?input=cop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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