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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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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수기) 당신 참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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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685회   작성일Date 22-06-2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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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활동수기

     


     

    봄기운이 가득한 4월부터 파도손에 근무한 지 두 달이 넘었습니다.

    이제 완연한 여름이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마가 시작되는데 동료들의 건강이 한편으로 걱정되기도 하고 지난 두 달을 보내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작년부터(2021) 동료 상담가로 처음 파도손에서 근무하면서 다시 동료 상담가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는데 다시 동료 상담가로 일 할 수 있어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제가 동료 상담가가 되기 전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련을 겪었습니다. 7번의 폐쇄 병동에 입원했던 경험과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낸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이렇게 동료 상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19살에 발병하여 그해 11월에 강제입원이 된 이후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20대와 30대를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뚜렷이 한 일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저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약을 먹고 도서관과 집을 왔다 갔다 한 기억 외에는 무미건조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제 기억으로 무미건조하고 의미 없는 삶을 반복한 후 2017년 주간 재활시설(노원희망공간 이룸)에 다니면서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47살이라는 나이에 커피빈에 취업하여 정신장애인으로 첫 취업을 했습니다. 커피빈에 취업하면서부터 저는 정신장애가 있어도 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증상관리가 어려워서 13개월 만에 자진 퇴사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후 동료지원가 과정을 이수한 후 2021년 파도손에 동료 상담가로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한 일은 이야기 뚜껑으로 교육을 두 달 동안 한 후 심화 교육을 마치고 720일 첫 상담을 나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에게 동료 상담이란 동료 당사자와 함께 성장하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동료 상담가가 동료 당사자를 도와준다는 의미는 저는 동의 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물론 동료 상담가의 역할이 상담을 통해서 공감과 지지를 통해서 동료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지만 그건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상담 한 동료 당사자분들은 저마다 어려움이 있지만, 자신의 어려움을 동료 상담을 통해서 이야기하며 나를 관리하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온 가운데 자신만의 노하우도 있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계획도 있다는 것을 저는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동료 상담가는 어렵고 힘든 동료 당사자를 도와준다는 말은 저에게 편견이고 선입견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동료 당사자는 동료 상담가의 격려와 지지를 받지만, 당사가 살아온 인생에서 스스로 삶을 누구보다 소중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인생이었음을 동료 상담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동료 상담가와 동료 당사자가 함께 행복한 나날이 되기를 누구보다 기원합니다. 정신장애인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자기 낙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아온 과정이 앞으로 다가올 행복이라는 지도가 될 것 같습니다. 먼 여행을 통해서 동료 당사자와 동료 상담가는 서로가 같은 목적지인 행복의 지도에 다다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에 나와 우리는 불완전 하지만 서로가 동료 상담이라는 사다리를 통해서 결국은 같은 목표를 가진 동반자입니다. 같은 정신장애를 가진 우리라는 단어로 서로에게 힘이 돼주고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운명체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우리가 모두 행복의 종착역에 내리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당신 참 애썼다

     

    -정 희 재

     

    나는 이제 안다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에 지쳐

    당신에게 눈물 차오르는 밤이 있음을

     

    나는 또 감히 안다

    당신이 무었을 꿈꾸었고

    무엇을 잃어왔는지를

     

    당신의 흔들리는 그림자에

    내 그림자가 겹쳐졌기에 절로 헤아려졌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갔지만

    끝내 가 버리던 버스처럼 늘 한 발짝 차이로

    우리를 비껴가던 희망들

     

    그래도 다시 그 희망을 쫒으며

    우리 그렇게 살았다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기를 두 손 모아 빈다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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