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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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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사자주의

    나의 길 나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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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35회   작성일Date 24-04-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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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어서 투병 생활을 겪으면서 어려운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먼저 대학에 다닐 때부터 이미 정신 질환에 걸려서 내가 알고 있는 친구, 지인, 친척들과 나는 이미 멀어져 있었다.

    내가 알던 친구들은 건강 관리를 하라면서 이별을 통보했다. 난 그때부터 오랜 낙인과 싸우기 시작했다. 난 충분히 외로웠고 고독했다. 나는 남들처럼 사는 게 목표였지만 그런 희망 사항은 또 하나의 망상과 같았다. 다른 사람처럼 살려는 노력 때문에 더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냈었다. 나에겐 친구도 가족도 멀어졌고 취업도 못 하는 현실에 많은 자괴감에 빠졌다.

    이런 답답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면서 점점 현실과 괴리 되고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며 힘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텨나갔다. 나는 의미 없는 토익 공부하며 시간을 흘려보냈고 갈 곳 없는 이 세상에 하소연하고 싶었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고 나의 방황은 계속되었다.

     살면서 희망이라는 단어가 가슴속에 아로새겨진다. 난 불행했고 고독했으며 누구보다 외로웠다. 그래서 가끔 계절이 바뀌는 봄바람과 가을 바람에 의지하여 삶의 빈 공간을 친구 삼아 살아왔다. 계절이 바뀌는 바람을 맞으면 마음속 어딘가에 희망이 올라오는 기분을 느꼈다. 그러면서 삶이라는 단어를 긍정하면서 나에게 찾아온 불행을 조금 멈추게 해주었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고 마냥 시간을 흘려보내고 또 보냈다. 살아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나는 왜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했었다.

     

     정답이 없는 삶이란 때론 가치 없어 보여도 때론 너무 정답을 찾으려는 삶이 고통스럽고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사람은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너무 막연한 살아왔지만, 그 속에서 나의 고통을 잊으려는 노력을 시도했었다. 내가 앞으로 살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 나는 모르겠다. 나는 수많은 실패를 딛고 지금의 일상을 누리고 있다. 실패를 교훈 삼아 나를 다독이며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했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려고 숨 쉬며 하루를 온전히 보내려는 노력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느려도 천천히 가더라도 지난날 남과 비교하며 살지 않으려고 했었고 나의 투박한 능력을 바꾸기 위해 세밀한 노력을 해왔었다. 나에게 주어진 숙명 같은 이 길은 온전히 내가 헤쳐 나가야 한다. 오랜 투병 생활 속에서도 나름의 여유를 갖고 살았던 것 같다. 아직도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 나는 더 치열한 삶을 살고 싶다. 이 길 위에 서서 많은 당사자와 같이 함께 인생을 살아간다면 더 좋은 길이 존재할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내 어려움을 공감하며 지지하는 많은 나의 소중한 존재 들과 이 생을 함께할 것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고 험난하더라도 같이 갈 사람이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성공은 나에게 욕심이다. 철없는 사춘기의 방황이다. 남들보다 앞서가려고 더욱 힘이 들어가고 남들과 비교하며 욕심 부리는 삶이 될 것 같다. 난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그러나 나의 부족한 부분은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생을 위하여 한 번 더 깊게 호흡하고 멀리 보기 위해 오늘도 걷고 내일도 걷을 것이다. 쉬지 않고 꾸준히 나의 길을 가다 보면 어느 순간에 끝이 있는 오아시스를 만나 달콤한 휴식을 갖고 싶다. 내가 힘든 만큼 멀게만 느낀 이 길의 끝자락에는 저녁 노을 가득한 하늘이 나를 기다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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