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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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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사자주의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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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Star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065회   작성일Date 23-08-1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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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는 대략 20대 후반 때 나를 낳으셨다.

    세 살 정도때였나, 5층짜리 주공아파트 살 시절 무심코 물어본 기억이 난다. '엄마 몇 살이야?'. ...



    그 뒤로는, 줄곧 반에서 괴물 취급을 당하며 살았더랬지. ......



    ......



    세월이 흘러 모쏠 30대 한인 여성 신세가 되어버린 지금도, 그때부터 해결되지 않은 것만 같은 문제들을 보면 속으로 탄식하곤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것부터 해서, 왕따를 당하는 바람에 히키코모리-컴퓨터 중독자 신세가 되어 버렸는데 COVID 이후로 아예 컴퓨터랑 Wifi에 내내 붙어있지 않으면 아예 살지 못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마냥 되었다는 점.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전해보게 되는 미국의 마약과 가난 문제까지. ......




    ...




    초등학교 땐 나는 할머니가 주는 인스턴트 식품 때문에 비만이었다. ..아직 어리고, 학교 성적도 낮았고 집도 부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왜 내가 남자애들에게 맞아야 되는지도, 왜 놀림당하고 외모 때문에 무시당하고 살아야 되는지도 몰랐다.

    덕분에 미국에 이민 오자마자 십수년 가까이 달리기 훈련만 한 덕분에 중학생 시절 다이어트를 무리하게 할 때만 빼곤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근래 막 시작한 요가도 이제는 더 하지못해 안달...


    ...


    ...거울을 보면, 고등학생 때부터 앓은 턱관절장애 때문에, 그리고 막 사재기 식으로 사들인 $30 짜리 턱관절장애용 나이트가드가 안 먹힌 때문인지 살짝 crossbite가 되어버린, 그러나 그럭저럭 성인 여성이 되버린 내 얼굴이 보인다. ...그때 '괴물' 처럼 살 때문에 펑퍼짐하게 부은 모습과는 많이 다른, 그런......


    쨌든 거울을 통해서 엇갈려버린 이 중심선만 다시 맞추려 하면 많이 아프다. ...유튜브를 이용해서 뉴욕 버팔로 지역에 있는 의사의 조언을 이메일로나마 얻는 덴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부터 어린 나이에 비해 과다성장한 내 가슴에만 집착하던 의사들이나 동양인에 스토커녀라고 기껏 간 치과에서 내쫓다시피한 이곳 지역 치의사들을 생각하면 다시 밖으로 나가기조차 꺼려진다. ... 덕분에 겉은 그냥 동양인 여잔데 또다시 속은 괴물인, 그때의 나와 비교하면 일종의 '거꾸로' 상태가 되어 버렸다. 현재 구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실과 겸비하면 썩 즐겁지는 않다. ...



    어릴 때는 정말 난 실질적 가장이었던 엄마의 권능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그러면서 '친아빠 정액에서 나온 개린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다고 해도 좋은 것일까. ...내가 나한테 이런 욕을 한다는 것도 너무하지만, 기껏 있어 주었던 친구 하나 제대로 잡지도 못하고 결국 외국에서 만난 이성을 스토킹하는 짓에 빠져 버려서도 그렇다. ..

    어린이의 본성은 부모의 영향에 의해 설정이 된다던가. 내 경우가 딱 그런 경우라고밖엔 못 하겠다. ..덕분에 미국 특히 'Red State' 남부지역까지 와서 에이섹슈얼로 커밍아웃 한 것도 모자라 한국의 바둑 방송을 유튜브로 시청하면서 하루 적어도 한두시간 정도는 수학이든 컴퓨터였든 기초부터 싹 다 다시 공부하고 있긴 하다. 내 딴에선 과거의 모습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살을 뺀 것 외에도 노력 겁나 많이 한 셈이다.


    ......



    아예 성장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이제는 사회 돌아가는 일에 대해 트위터로라도 한 소리 좀 하는 면이 생겼고, 또 남들은 (자기네들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외면할만한 일에 솔선수범은 못하더라도 적어도 딱하다거나 '이것은 아니다' 라는 식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정도는 되니까. ..적어도 그렇다고 믿고 싶다. 남을 도와주는 일도 직접적으로는 못 하지만, 공감은 해 주는 편이긴 하단 소리. 턱관절 장애 고통에 시달리는 게 싫어서 요가를 시작한 게 되려 살도 빼고 고통도 사그러들고 몸매 유지 (?) 도 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본 거나 마찬가지랄까. ... 예전의 나는 꿈도 못 꿨을 일이다. 


    ......




    누군가와 결합해서 아이를 낳을 (*삼십대가 되기 이전엔 몸서리칠 발언이었다) 생각은 정확히는 없다. 이미 나이도 나이고 사정도 사정이지만, '계란 전에 닭이 있다' 는 속담처럼 결국 내가 먼저 건강해야 일이든 출산이든 뭐든 되는 게 현실이니까.

    한국 사회에서 저출산 고령화 때문에 시끌시끌한 현상도 그거라고 생각. ..결국 다른 데 뒤져보면 다들 너나할 것 없이 자기들이 먼저 잘 사는 데 혈안이 된 건 마찬가지인데, ..그때 내게 그런 취급을 한 사람들 걱정을 내가 왜 해주겠느냐, ... 다 결국 남남인 주제에 '재수없고 속 나쁜 여자아이'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건, 여기 플로리다 주민들도 한 수 하긴 하지만 말이다. 이쯤 되면 남초들한테서 너는 평생 애 낳지 마라고 한 소리 들을 정도 됐다. .....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속물이다.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선생님조차도 사람들에게 돈을 구걸 (...) 해야 할 수준이라면, 말 다 했다고 생각한다.


    인류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져 버린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나의 자유만이라도 좀 더 존중받는 시대가 오길 희망하는 중. '좋은 언니' 행세라도 하기전에 앞서, 반평생 왕따-은따를 겪어온 상태의 본인 입장에선 현실이 그렇다고 밖에 말 못 하겠다. ..늘상 어린애들마냥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행복하게 연인과 데이트를 하며 자본주의의 끝판왕을 누리는 미국의 누구들과는 많이 다른 입장.




    ..그럼 이만. 난 이제 자다 만 숙면을 다시 취하려고 시도하러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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