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병원에서 일하는 당사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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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병원 내에서 정신질환 당사자로써(이하 당사자) 일하는 것은 생각보다 피곤한 일이다.
차라리 본 적 없고, 생각해본 적 없는, 많디많은 비관련 비당사자들이 함께 일 하는 것이 수월할 테지.
아니, 관련 직종인 센터의 사회복지사들이더라도 이 정도로 힘들게 하지는 않을 테다.
거기에는 아마 당사자와 함께 일 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의 대상으로서만 만나온 경험 때문도 있었을 것이다.
일한다해도 병원내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자활 프로그램 정도다.
병원이 운영하는 자활프로그램은 사회복지사의 주도와 관리로 이루어져 이제 막 일을 시작하고 사회로 나가는 그들이 못 미덥게만 보였겠지.
끽해야 1시간에서 2시간, 많아야 4시간 파트타임이 병원에서 운영하는 자활프로그램의 현실이다. 자신 한몸 챙기기에는 적은 돈이 쥐어지는 그런 일.
그럼에도 그 간단한 업무에 주도적이지 못한 업무 환경은 더 능력을 보여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기다려주고, 주도가 아니라 보조로 물러난다면 조금 달랐을지 모르겠지만, 그러지 않았겠지.
절차보조, 동료상담, 위기쉼터 같은, 당사자 주도의 무언가의 필요성은 인정해도 의료인이 제외된 상황을 위험하게 불안하게 본다. 물론 달가워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당사자가 무언가를 하는 것을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기회도 없었고, 그렇기에 믿을 수도 없었을 병원의 사람들.
그러니 관련 없는 비당사자들보다 더 공고히 편견을 쌓았을 것이다. 인간은 편향적인 정보만을 받아들일 수 있는 불안전한 존재고, 그것이 지속한다면 그 일부가 전체가 되어 그렇지 않은 건 모두 부정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병원은 그 정도라기보다 습관적인 것들을 자연스럽게 사용했을 뿐이고 당사자들을 어떻게든 편하게 일하게 하려 노력했다.
다만 그 포인트가 조금 어긋나있다는 것과 자활프로그램의 연장으로 당사자의 일자리를 바라보는 것에서 문제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자활프로그램에 내던져진 당사자들은 그것을 날 것 그대로 마주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당사자가 일하는 것을 응원하겠다는 취지로 전일제의 일자리를 내준 것이 자활프로그램의 당사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라는 것부터가 그들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 일이다.
취지나 마음은 좋지만, 여전히 어떻게 일을 주어야 하고 함께 일하는지 모르고 고민이 깊이도 얇다. 본인들의 본업이 아니기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고, 일하는 당사자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도 아니면 자활프로그램의 연장으로 ‘진짜 일’을 하기전에 훈련으로 보기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당사자가 일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 것만 같다. 이일은 그저 일을 하기 위해 ‘훈련’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 선을 긋는다.
그렇기에 일하는 것에 있어 다른 것을 찾아 우리가 하겠다고 의견을 게시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는 병원이 허락하는 한도내의 것만을, 그들이 원하는 것만을 해야하기 ‘자활프로그램’이라는 일의 테두리를 벗어나기 어렵고 그들이 허락하는 ‘역할’을 벗어나기 어렵다.
그렇기에 우리는 관리자도 아니고 자활 프로그램 참여자도 아닌, 어중간하게 겉돌고 눈치 보는 입장일 수밖에 없다.
그런 입장의 어디에 함께 일할 무언가를 찾고 의견을 게시할 수 있을까.
그저 ‘관리’받고 ‘교육’받고 ‘훈련’받고 ‘관찰’되며 그들이 허락한 역할을 할 뿐이다. 우리는 일을 하러온 것이지, 치료를 받으러 온 것은 아니다.
치료를 생각하더라도 대우는 당사자가 아닌듯한, 애매모호한 이상함이 섞인 태도.
생각해보면 당사자들의 일자리 사업을 처음 마주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일하게 해야 할지 잘 모를 수 있다. 그 딱딱하고 상처받을 말들이 나오는 것들은 이해하더라도 마음에 남고는 한다.
더 재미난 사실은 이 정도만 되도 온건한 병원에 속한다는 것에 있다. 더 심한경우에는 아예 당사자를 받아들이기 꺼려하니까. 어떻게보면 개방적이고 진취적이다. 그 부분은 분명 이해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 내가 하는 말은 잘 안들어주고 감시하듯 바라보는 시선은 숨이막히고 우릴 관찰한다는 이야기에 아찔해진다.
병원의 관리자 마인드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사라질까. 파견지로 선정된 병원은 분명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하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던 불안은 어느정도일까.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나는 일하는 당사자다. 정신질환, 정신증을 가지고 있지만 일을 해나가야만 한다. 그렇기에 더 이러한 대우는 나를 힘들게 하곤 한다.
파견 나간 병원을 빼면 더 심한일이 벌어진다. 보호사가 건방지다는 이유로 때리고, 의사는 자신의 권위를 지키기위해 마주본 두환자에게 뺨을치라고 명령을 내리기도하고, 당사자의 말은 제대로 듣지도 않으며 무시하거나 거짓이라고 여기는 태도를 보인다.
정말 그런 점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좋은 병원이기는 하지만, 좀 어려웠다. 어쩌면 그냥 병원이라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지도 모르고.
모든 병원 우리당사자를 사람대 사람으로 대하는 날은 언제야올까.
나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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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Star님의 댓글
Star 작성일 Date
때리다뇨... 외국에서는 아주그냥 스캔들 날 일인데요? 그게 좋은 병원이라니, 외국사는 마당엔 좀 믿기 힘들군요....
한국에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아동이 부모에 의해 살해 당했다, 뭐 돈 때문에 이러저러한 잔혹행위를 저질렀다 등등 불륜은 말할것도 없고 종종 그러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또 일어난다' 이런 삐딱한 태도가 돌아오게 되더라구요? 저는 헤타님처럼 뭐 같은 상황에 처한 분들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기보단, 이러저러한 환경변이랑 내적 문제 (..) 때문에라도 정말 중증 조현병을 겪다가 환자 신세만 몇개월 진 것만 무슨 머릿속에 박아 놓듯이 기억만 나지, .. 어쨌든 내가 먼저 앞장서서 건설적인 일을 했다 그런 건 일본만화가들처럼 그리기 위해 대학생 될 때까지 불태웠다면 모를까, 그래서 그 부분이 제일 후회가 됩니다. 삼십대가 된 지금은. ...
패럴림픽이라는 종목이 있는데, 정말 다양한 장애를 지닌 선수들이 나와서 올림픽 선수마냥 시합을 치뤄요. 저도 늦은 청소년기때 미국까지 와서 막 달리기를 시작한 만큼은 갈 때까지 가볼 양입니다, 기왕 시작한 거.
다 하기 나름이니까, 빨리 지금 상태에서 벗어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