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탈출2] 조마테오 정신병원편의 정신장애 희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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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정신장애에 대한 이미지는 몇 번을 말해도 모자랄 만큼,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정신장애 당사자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져나오며 그들에대한 공포와 혐오가 사회 전반에 걸쳐 폭주하고 있습니다. 그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현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정신장애를 미디어에서 다룸에 있어 신중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있죠. 언론의 보도들만이 아니라, 웃고 즐기는 예능 프로그램에서까지.
지난 5월 12, 19일 2회에 걸쳐 정신병원을 소재로 한 예능 방송이 전파를 탔습니다. tvN의 대탈출 시즌 2가 바로 그 예능입니다.
시작부터가 범상치가 않았습니다. 멤버들이 병원에 도착하고 환복을 하자, 회진을 돈다며 등장한 의사는 말도 안되는 병명들을 늘어놓습니다. 그리고 가벼운 분위기를 조성하죠. 진단명을 받는 다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꽤나 큰 사건이 되며 절망에 빠지거나 심지어 자살을 기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방송은 그것을 웃음 요소의 하나로 밖에 여기지 않습니다. 당사자들의 그 무거운 기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병을 생산하고 진단합니다. 일생이 걸릴 진단명을 받는 것을.
그리고 방송에서 비추어지는 정신장애인들은 시종일관 공포스럽게 묘사되고 출연진들의 공포와 떨떠름한 표정이 클로즈업되었습니다. 거기에 장애에 정상프레임을 적용해서 정신장애인은 신뢰할 수도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존재라고 묘사하기까지 했습니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기본적으로 범죄자는 치료감호소로 향함에도 불구하고 일반 폐쇄병동에 있다며 공포감을 한층 강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설정은 현 시점에서 대단히 위험한 묘사입니다. 조현병= 범죄자라는 프레임이 공고해진 지금, 그것에 위화감을 가질 대중이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의 대중들은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을 것입니다. 본인들의 상식에 그다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사회적 약자를 소재로 다룸에도 그들은 가볍게 소비하고, 가볍게 희화화합니다. 만일 흑인을 희화화했다면, 여성성을 희화화했다면, 혹은 성소수자나 동양인을 희화화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는 같은 선상에 놓인 차별의 문제이고 혐오의 문제입니다.
정신병원을 소재로한 예능이라기에 억지로 영상을 찾아보며 느낀 것은 서글픔과 분노, 그리고 답답함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권의식이 얼마나 희박하고, 얼마나 정신장애에 대해 무지한지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무지한 정도가 아니라 혐오 적이라고 정정해야 옳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상은 계속해서 정신병동을 비추는 데, 구속복을 입은 환자가 피발자국을 남기며 복도를 걷고 있습니다. 이제는 관련당사자들도 보기 힘든 구속 복을 채운 것은, 전형적인 공포영화의 구도를 재현한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정신병원 포르노라고 해야 옳을까요?
그것은 정신병원 자체의 혐오로도 이어지겠지만, 그러한 구속 복이 필요할 만큼 정신장애 당사자들이 위험하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역할도 하게됩니다. 그럼에도 방송을 제작하는 이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 장면을 이어 결국 정면에서 피범벅이된 환자를 화면에 노출시킵니다.
병원은 여느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공포와 혼란으로 치닫습니다. 이는 그 피투성이의 사람이 ‘다쳤다’가 아니라 누군가를 ‘해할 수 있다’는 모습으로 다가오며 이 또한 공고화된 편견의 일부입니다. 정신장애당사자들은 누군가를 해할 가능성이 더 높다라는.
사실은 그 반대의 상황이지만요.
분명 방송에서의 연출은 대단히 위험했습니다. 지금처럼 정신장애에 예민해진 상황에서는 더더욱이 말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방송을 보며 당사자들은 공포와 슬픔, 그리고 분노를 느낍니다. 동시에 대한민국의 대다수가 정신장애와 당사자들의 인권에 대해 잘 생각해보지도 않고, 알려하지도 않기 때문에 이런 연출이 가능했다는 것을 통감하게 됩니다.
어떤 이가 이번 대탈출 정신병 에피소드가 혐오를 조장하지 않는 다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신장애의 종류가 다양한데 그런 환자가 없을 리 없다. 충분히 있을만한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기에 편견과 혐오를 조장한다고 볼 수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는 명백한 차별이고 혐오고 편견입니다.
희화화, 그것은 즉 웃음거리로 만든다는 겁니다. 몇 년전 한 걸그룹이 시커먼스 분장을 하며 흑인 비하로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을 겁니다. 흑인의 검은 피부를 희화화했다는 이유였죠. 그것과 같은 맥락에 있는 것입니다. 이번 대탈출 정신병원 에피소드는.
또 그 말이 옳다고 가정할지라도 방송에서의 병들은 제대로 고증되지 않았고 부정적인 일부분의 모습만을 보여준다는 것이 명백합니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의 왜곡이고 충분한 혐오입니다. 보여 줄 것이라면 안정된 상태의 당사자들의 모습도 보여주어야만 하니까요.
그 외에도 사이비교주의 급성기적 행동에 놀라는 모습만을 보일 뿐 제대로 된 대응 법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저 끌고 가는 것만이 정담이라는 것처럼, 그 모습만을 보여주죠. 그럴 거라면 그러한 장면은 편집했어야 옳았습니다. 공고화된 사람들의 불 이해에 확증을 얻어주는 꼴이 되어버리니까요.
하지만 부정적이미지 조성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피로 이어진 발자국을 쭉 따라가며 원장을 퇴마사로 둔갑시켜버립니다. 그리고 그 순간 정신과=미신이라는 등호가 성립해버립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정신장애는 종교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말도 성립하게 됩니다. 치료가 필요치 않고 방치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놓아도 된다는 말이되는 거죠.
이는 대단히 위험한 발생이며, 이는 정신장애의 부정적 이미지 재생산입니다.
정신장애 당사자를 대하는 법이 나오지 않을 거라면, 재미로 정신장애를 표현하려는 것이라면 하지 말아야만 합니다.
절대로.
19일 방송 분 말미에 짤막한 사과문이 올라왔지만, 정말로 사과할 마음이고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했다면 19일 방송을 결방했어야 옳습니다. 거기에 12일 방송의 다시보기도 볼 수 없게 해야만 했습니다.
tvN의 사과는 진정성이 없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덧으로 방영분에 사지를 결박한 정신장애 당사자 (혹은 빙의된자)가 나오는 데, 일명 CR(케어룸)이라는 곳에서 종종행해지는 일입니다. 폐쇄 병동내에 독방으로 자리한 곳이죠. 사지의 자유를 빼앗긴 체 몇 시간이고 누워 있어야하는 형벌과 같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방송에서처럼 침대를 세우거나 엑소시즘을 행하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하자면, 방송에서 나온 병원은 상당히 깨끗하고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폐쇄병동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대다수 환자들이 머무는 폐쇄병동은 열악합니다. 방송을 보고 ‘생각보다 폐쇄병동 환경 괜찮네’라고 생각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폐쇄병동은 말 그대로 폐쇄된 장소. 좋아봐야 갇혀 지낸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곳을 어느 누가 좋아할 수 있겠습니까. 시설이 아무리 좋을지라도.
tvN의 이번 방송이 편견의 강화로 이루어지지 않기를, 그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대탈출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알도록 미디어에서 다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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