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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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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884회   작성일Date 24-03-3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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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고3 때 발병하여 재수해서 전문대에 입학 후 군대 의병제대 후 복학해서 어렵게 졸업했습니다. 전문대를 졸업하는 데 6년이 걸렸습니다. 제대 후 편입을 준비해서 4년제 대학에 들어가서 무사히 졸업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졸업 이후에 취업했지만 제대로 된 급여를 받지 못했습니다. 아주 작은 규모의 직장이었는데 직장을 다니면서도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해서 퇴사를 반복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물론 저의 정신 질환을 숨기고 취업했지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저는 병이 있지만 일을 하고 싶었고 스스로 독립된 삶을 사는 게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아주 어둡고 캄캄한 밤과 같았습니다. 아무리 장애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일을 할 수 있는데 직업을 갖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아무리 병원에 잘 다녀도 매달 약만 타오고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삶을 살아가야 했습니다. 정신 질환이라는 척박한 땅에는 어떤 농작물도 심지 못하는 토지와 같았습니다.

     저의 20 대와 30대를 그렇게 무의미한 시간으로 흘려보내고 40대 후반에 취업해서 지금은 동료지원가로 일하면서 스스로 삶에 책임감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발병 후 20년 동안 제대로 취업의 기회를 받지 못하고 사회와 단절된 방식으로 저는 그렇게 이 사회의 이방인으로 살아갔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장애라는 건 높은 장벽과 같습니다. 아무리 넘고 싶어도 넘지 못하는 이 현실이 저에게는 무척 시리고 아픈 기억입니다.

    아직도 정신 장애인에게는 취업의 문턱이 높습니다. 다른 신체 장애인보다 더 취업하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우리 사회에도 장애인에 대한 폭넓은 관용과 포용으로 정신 장애인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 장애인은 잘 모르지만, 장애인들도 여러분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신 장애를 갖고 있더라도 지역 사회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된다면 더욱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이든 비 장애인이든 사람을 장애라는 잣대로 나누어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나이, 세대, 지역을 넘어 이 사회가 더 따뜻한 시각으로 사람을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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