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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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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의 심장박동 소감문(5)-백00 동료상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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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8,707회   작성일Date 20-09-21 14:01

    본문


    

    희망의 심장박동을 읽고


     

    저자는 신경성 정신병이라 딱지 붙는 기간을 어떻게 사느냐 죽느냐를 깊이 재성찰하는 기간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나 또한 이 이야기에 깊이 공감한다.


    비록 의사와 가족들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 나의 내면찾기 여행을 인정해주지 않았지만 그 시간동안 나는 나를 찾아가고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 내게 필요한 것을 찾고 표현하는 데 전력을 다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정신과 의사가 되겠다고 내 삶의 목표를 정했다.

    나는 운이 좋았다.

    정신과 의사가 되어 정신건강 돌봄 체계를 개혁하고 싶다고 나의 치료사에게 말했을 때, 그는 곧바로 나의 졸업식에 참석하겠다고 했다.

    내가 이 야심찬 계획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가 믿는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 놀라웠다고.

    내 경우엔 발병 직후부터 정신분석 심리상담을 받게 되었는데, 당시 상담가는 내가 이전처럼 20학점을 채워 듣는 것을 목표로 한 나의 복학계획에 대해 위험할 수 있다는 피드백을 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 뒤부터 나는 나의 모든 것을 검열하게 되었다.

    이걸 내가 해도 될까? 위험하지 않을까?

    내게 그런 피드백을 준 상담가에게 나 자신을 검열하는 능력을 주어 감사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물론 그런 상담을 6년간 지속하면서 나의 경청하는 능력과 깊이 생각하는 능력을 얻게 되었지만 동시에 나는 모든 것에 대해 자신감을 잃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다.

    그로 인해 나는 발병 후 10년동안 무엇하나 꾸준히 할 수 없었고 쉽게 포기하곤 했다.

    재발할 위험을 각오하고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안한 채 가만히 있으면서 안전한 게 더 중요하다고 여기게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저자가 온전한 믿음을 받아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 몹시도 부러웠다.

    여기에 더해 나는 박재우 소장님의 회복의 핵심열쇠 6가지 강의 내용도 떠올랐다.

    우리에겐 피해야 할 danger와 더 큰 걸 이루기 위해 감수해야 할 risk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당시 상담가는 내가 감수해야할 riskdanger라고 말해줬던 게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만나게 될 당사자 동료에겐 riskrisk라 말하고 함께 risk를 관리해주어 그들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82페이지부터 나오는 마치 꿈 속 이야기 같이 논리적으로 보이지 않는 저자의 경험을 보고 내가 겪었던 증상들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아마도 모두의 경험과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계속 무언갈 찾아가는 느낌, 내게 발생한 힘든 사건으로 인해 내가 불안정해 졌을때 무얼 해야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그러기 위해 어떤 것이 옳은 것이고 어떤 것이 잘못된 것인지 끊임없이 찾아갔던 내가 떠올랐다.

    그러나 저자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저자는 자신의 상상력들의 이면에 무엇이 있었는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했기에 그런 상상을 하게 되었을지 고민하고 자신의 답을 찾아냈다.

    그런 점을 보며 우리 모두의 상상들이 다 의미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만약 나의 2세가 나와 같은 질환을 가지게 된다면 아이가 보이는 행동과 생각에 놀라거나 걱정하지 않고 그것을 통해 그 아이의 이면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려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아 감사했다.

    108페이지에서 상담을 받던 저자가 상담가 셸리에게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셸리는 저자에게 치유되었다는 말을 해주었다.

    여기서 난 치유되는 것의 의미가 자기결정권을 가지는 걸 말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종종 재발했을 때로 돌아가 뭔가를 얻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내가 그 시기에서 얻고 싶었던 건 바로 나의 자기결정권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나의 자기결정권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내가 사랑을 받기만 하는 관계들이 내가 의존하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고 의존을 끊기 위해 그 관계에서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들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먼저 집안에서 어떤 일을 하면 가족들과 동등한 관계에 있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는데 집안일 중 하나를 맡아서 하는 게 떠올랐다.

    이 외에도 평상시 나를 관찰하며 내가 원하는 것을 감추지 않고 표현하려는 연습을 하고 있다.

    192페이지부터 나오는 우분투에 대한 얘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

    내가 이해하기에 우분투는 주체와 객체가 구분되지 않고 인간은 다른 인간을 통해 인간이 된다는 개념을 가지고 대화를 통해 인간성을 얻는 것을 말하는 것 같았다.

    거기에 더해 우분투는 타인이 고정되어 있다고 보지 않고 변화하는 존재라고 인식한다고 한다. 만약 우리 사회가 우분투적 가치관을 가지고 상대방을 대한다면 정신질환의 회복률이 높아지는 것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의 발생율 또한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215페이지부터 시작되는 역량강화적 대화를 통해 살아가는 것 배우기에서는 전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며 책을 읽었다.

    오픈 다이얼로그와 정서적 심폐소생술은 동료상담가의 의견과 주장을 버리고 당사자 동료가 자신의 목소리와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느꼈다.

    그러기 위해서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조언을 주려는 충동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상담을 진행하며 나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반응을 잘 살펴야겠다고 생각했다.

    p375에서는 환자를 대할 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판단능력이 없거나 현저히 떨어졌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들의 욕구, 감정, 희망을 듣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여기선 조현병을 가지고 계신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다.

    우리 가족들은 아빠도 판단능력이 떨어져 있다고 여겨서인지, 아빠가 원하는 것이나 아빠의 감정상태에 대해 물어보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능력이 감퇴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책에서 나온 듯이 욕구, 감정,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아빠와 통화를 할 때 내 일상과 아빠의 일상에 대한 얘기만 했었는데 앞으로는 아빠의 욕구나 현재의 감정 그리고 아빠의 희망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돕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얘기를 나눠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회복에 필요한 것은 곧 삶에 필요한 것임을, 그래서 회복은 곧 여정이 되는 것임을 느꼈다.

    그리고 우리가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랑와 우정과 같은 사람과 사람 간의 따뜻함임을 알게 되었다.

    회복을 경험한 당사자는 이러한 공동체적 가치를 경험하고 회복하게 된 자일 것이기에 당사자동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줄 수 있을 것이고 나 또한 그런 동료상담가가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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