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고지’ 제도의 보장과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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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의 입원 즉 보호입원, 행정입원, 응급입원을 했을 때 권리고지를 하도록 되어 있으나, 입원하기 전에 형식적으로 서류에 서명만 받는 경우가 많다. 그저 절차적으로 알렸다는 기록만 남기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내년부터 법제화 되어 적용되는 절차조력지원 서비스 제도가 비자의입원 환자의 필요에 따라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외국의 권리고지 제도를 살펴 보았다.
영국은 비자의 입원을 하면 독립적 권리옹호 제도와 연결이 되어 환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환자가 정신적·언어적 한계로 이해하지 못하면 지속적으로 재설명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도와주는 ‘독립적 권리옹호 제도(IMHA: 비자의 입원 되었거나 지역사회에서 돌봄.지원이 필요하나 스스로 의견을 내기 어려운 사람에게 자신의 권리를 알고 행사할 수 있도록 제3자가 권리를 지켜주는 제도)’가 있다.
미국처럼 환자의 언어 능력과 이해 수준에 맞는 방식으로 제공되고 환자가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권리고지가 제공 되어야 한다. 권리고지 불이행 시에는 법적 제제가 뒤따른다. 비자의 입원 시에 공익 옹호단체(NAMI)나 법적 옹호 서비스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핀란드의 경우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고, 옴브즈맨(권리보호, 인권침해나 불합리한 대우가 발생했을 때 모니터링하고 개선을 권고하는 역할) 또는 변호사와 접촉할 권리가 있다. 환자가 권리를 실제로 행사할 수 있도록 옹호 시스템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덴마크의 경우 환자가 거부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면 권리옹호인이 자동적으로 배정되어 대신 설명.옹호하여 실질적 권리 보장으로 이어진다.
이스라엘의 경우 강제입원이나 치료 제한이 이루어질 때 즉시 환자에게 권리가 고지 되고, 환자가 이해하지 못하면 안정 후 반복 설명해야 하며, 특히 구금·치료 개시 직후에는 권리 안내가 필수적이다. 심사위원회 및 옴부즈맨 제도와 연결되어, 환자가 실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권리고지는 환자가 실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반복 설명해야 하고, 인간적인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고, 옴부즈맨 제도와 연계되는 실질적인 절차가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제도적 옹호 장치가 부족하고, 환자의 실제 권리 행사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권리고지는 형식적 절차로 그치고, 권리옹호 제도 부재로 실효성이 낮다. 그래서 장기입원으로 이어지고 심리사회적장애를 겪은 당사자들은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비자의 입원을 하여 먹고, 잠자고, 옷 입고, 일상 생활하는 등의 자유가 제한되고, 강제적으로 먹게 하는 정신과 약물 또한 마음과 감정을 조절하는 데 불편한 영향을 준다. 몸도 감옥이고 마음도 감옥에 있게 한다. 가정과 사회로부터 받은 깊은 상처가 있어서 치료받으러 들어간 병원에서는 범죄자 이상으로 무시와 차별을 당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기약없는 장기입원이 곧 인권침해이다. 그렇게 힘든 당사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폐쇄병동에서 기약 없는 세월을 보내기도 한다.
그런 당사자에게 권리 옹호자가 꼭 필요하다. 입원하게 되는 환자는 가족이 될 수 있고, 함께 지내던 이웃이나 지인이 될 수도 있다. 감당하는 선을 넘어선 고통과 아픔이 심리사회적장애가 된다해도 소중한 나의 가족이고 나의 이웃이고 지인인 것은 변함없다. 정신장애인을 차별하고 낙인찍고 버릴 물건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더 병든 건 아닐까?
비자의 입원 시스템의 허술한 제도와 비자의 입원하는 과정에서 더 큰 트라우마를 겪기도 하기 때문에 때론 나아지려고 들어간 병원에서 비극을 맞이하기도 하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처럼 회복의 길이 더 어려워지는 일도 있다.
그러므로 비자의 입원한 사람에게 절차조력 서비스 혜택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법적 제도가 마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살 1위 국가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신장애인들을 함부로 대하고 범죄자로 만드는 이 나라에서 언제쯤이면 깊은 상처가 있는 사람들에게 존중하고 배려해줘야 할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을까? 그리고 언제쯤 사회인으로 차별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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