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병원도 사회도 믿을 수 없는 정신장애인의 현실

양아람

aramieye@naver.com

2019-05-0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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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최근 정신병력이 유독 강조된 범죄사건들에 정작 보호와 지원을 받아야 할 정신장애인들의 목소리는 묻히고 있는데요.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기자 】
    정신장애 환자를 범죄자로 보는 듯한 보도가 나올 때마다 당사자들은 속상하고 억울합니다.

    【 인터뷰 】원세희 / 서울 중구
    "조현병이 범죄에 영향을 끼치려면 계획적인 게 없어야 돼요. 근데 계획적이었잖아요. 조현병이라는 건 그 사람이 앓고 있는 병일 뿐이에요. 당뇨를 앓듯이"

    편견은 이들을 더 움츠리게 만듭니다.

    【 인터뷰 】강은일 / 인천시
    "많은 당사자들이 힘들어하고 트라우마가 다시 올라오고, 지역사회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게 되죠."

    강은일 씨가 처음으로 강제입원을 당한 건 14년 전인 스무 살 때, 그 후 20대의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병원에 있었던 시간은 '완전히 굴복시키는 양을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강은일 / 인천시
    "의사와 보호사, 간호사의 권력 상하관계에 오래 있다 보면 그냥 꺾여요. 자기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고 어떤 말을 해도 복종했을 때가 아마 퇴원이라고 생각하면…"

    입원이 반복될수록 자신을 입원시킨 가족은 믿지 못할 사람이 돼 버렸습니다.

    원세희 씨는 고용량의 약물 투여로 겪은 부작용을 얘기하면서 정신장애 치료가 약물과 입원치료에 쏠려 있는 상황을 지적합니다.

    【 인터뷰 】원세희 / 서울 중구
    "행동 치료라든가 상담이라든가. 정신과 전문의만이 아니라 지금 상담사들 많이 있잖아요. 그 분들에게도 의료 수가를 적용해서…"

    같은 정신장애를 가진 동료지원가가 정신장애인을 도와주는 활동도 전문가들이 할 수 없는 깊은 공감과 이해를 가능하게 합니다.

    【 인터뷰 】강은일 / 인천시
    "당사자들은 거의 다 폐쇄병동에서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감, 이해, 경청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요. 그것이 당사자들의 일자리가 되고 받을 수 있는 급여가 되면 저 같은 경우는 살아간다는 의미를 그곳에서 받을 수 있는데"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도 시급합니다.

    우울증, 공황장애도 정신질환에 속하지만 최근 조현병을 바라보는 시각과는 극명히 갈립니다.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살면서 겪어온 마음의 상처들을 조금만 생각해달라고, 편견을 거둬달라고, 두려워할 것 없다고 오늘도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tbs 양아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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