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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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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사자주의

    당사자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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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들가을달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954회   작성일Date 23-08-22 11:21

    본문

     

    당사자에겐 필요한 것은 인권이다.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채로 살아간다.

    그것이 가족이든, 사회복지사이든, 의사이든 타인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채로 그저 그들이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 한다

    조금만이라도 그들의 의견을 반하기라도 하면 강제 입원을 시키려 하고 주거와 경제를 위협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간혹 당사자에게 사회에 나가봤자 아무것도 못 한다는 말을 한다.

    물론 다른 당사자들은 모르겠지만 필자는 이런 말을 듣고 살았다.


    무슨 사회생활조차 못하는 머저리로 평가한다.

    하지만 모두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조금 더딜 수도 있고, 남들보다 빠를 수도 있다.

     

    그저 병을 앓고 있다는 하나로 과한 제스처를 취한다.

    걱정되어서 그런다는 관심이라는 단어로 포장하여 폭력을 행하는 게 아닌가?

    사실상 비당사자들도 사회성이 낮은 이들이 넘쳐난다.


    왜 우리에게 그런 프레임을 씌우는 것인가?


    그저 아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신장애인들을 통제하고 군림하려고 한다.

    안타까워하면서 동시에 의지가 약해서 걸린 게 아니냐는 헛소리를 한다.

     

    너는 힘든 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죽고 싶어 해?

     

    얼마나 폭력적이고 타인을 이해할 생각 없는 말인가필자는 이 말을 듣고 다음 날 증상이 더 심해졌었다.

    사실 힘든 건 각각 다르게 느껴지고 와닿는 건데, 그 당시에 가까운 사람에게 부정당했다는 건 무척이나 슬펐다. 영원히 이해받지 못할 거만 같았다.


    집에서도 이런 취급을 받는데 밖에서는 취급이 좋았을까?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점차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매정하고 어려웠기에 사회적인 낙인이 찍히고 당사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못하다.

     

    특히나 이번 뉴스에 보도되는 사건들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장 인터넷 기사만 봐도 이런 우리를 가두고 평생을 사회와 단절시켜야 한다는 댓글이 있다.

    과연 그것만이 능사 해결될 수 있는 일일까? 


    누차 말하지만 우리가 앓고 있는 병이 범죄를 결정하지 않는다.

    2023년인 시대에 이런 비인권적인 행위가 동조 받을 수 있는 것인가?

    필자는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지 아득함과 안타까움에 탄식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에 대해 어떤 언어로 위로를 전할 수 있을까.

    감히 말하는 건데 그들의 참담한 심정을, 분노를,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동시에 이 사건으로 애꿎게도 치료를 잘 받고 살아가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날 선 시선이 따라온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실 이런 문제들을 깊게 파고들어 본다면 복잡한 사회적인 문제가 뒤엉켜져 있는 걸 알 수 있다.

    안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기도 하고, 지원받을 수 있는 건 한정적이고, 우리를 위한 센터는 한없이 적었다


    일을 해야만 살 수 있는데 당사자를 위한 일자리는 모래사장에 바늘 찾기처럼 어렵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있을 곳이 없는 이들은 방 한구석에 틀어박혀서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서 살아가게 된다. 심지어 허울뿐인 정책은 말도 할 것도 없었다.

     

    서울이 이 정도인데 지방이면 어떻겠는가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도 국가의 책임은 피하지 못한다.


    당장 자신의 병을 드러내면 사회적 낙인이 찍혀 혐오와 차별을 당하는 미래가 보이는데 누가 병원에 가서 기록을 남기면서 치료받고 싶어 하는가?

     

    이렇게 숨기고 차일피일 외면하다 보면 증상이 미약했던 사람도 급성기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강제 입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도 입원이 필요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강제 입원만이 답이라는 건 아니다

    대부분 급성기를 잘 넘기면 강제 입원은 필요하지 않다.

     

    애초부터 입원이 과연 답일까? 당연히 좋은 병원들도 있다.

    과거와 현재는 다르지만, 여전히 당사자의 목소리를 뺏는 게 태반인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내가 왜 입원해야 하는 지, 내가 왜 이렇게 묶여있어야 하는지, 그런 의문에 대답해주지 않는다.

     

    당사자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 곳에서 과연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는가.

    우리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회복하려고 온 거지 사회의 법을 위반하여 벌을 받으러 들어온 범죄자가 아니란 말이다.

     

    정신병원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좋은 선생님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의 불편함을 말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아주 미약하게라도 세상은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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