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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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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악한 자본의 논리...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에 대한 비난은 적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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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9,995회   작성일Date 21-03-29 13:05

    본문

    기호일보, 병상 수 줄어드는 것은 “관리체계 작아져” 비난

    정신병원 위탁할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 고민 없어

    복지부도 병상 수 줄이라는데..언론이 ‘관리 안 된다’며 비난

    인권 기반 병원 늘려나가야...행정적 잘못은 비판받아야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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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 (c)연합뉴스.

    경기 지역 일간지 ‘기호일보’는 29일 ‘도립정신병원 직접 운영이 패착? 수십억 예산 쓰면서 효용성 논란’이라는 큼지막한 제목의 기사를 인터넷판으로 내보냈다. 


    이 일간지는 중간 제목에 ‘정신병 환자 수용 규모 되레 축소’라고 비판에 가까운 지적을 했다. 또 과거 정신병원이 위탁했을 당시 들어가지 않았을 예산이 막대하게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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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호일보 해당기사 갈무리

    신문은 이어 “병상 수는 위탁 당시 170병상에서 50병상으로 대폭 줄면서 정신병 환자 관리체계도 급속히 작아진 셈”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아니, 비난했다.


    기자는 이 기사를 쓴 김영호 기자에게 묻고 싶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철저하게 천박한 자본의 논리로 정신장애인의 인권과 인격권을 말살시킬 수 있는지를 말이다.




    앞 부분에 대한 반박을 하겠다. 기사에 따르면 새로운경기도립병원 건립에 운영비로 50억9600억 원이 들었고 이중 25억 원이 인건비로 책정됐다. 그리고 장비 구입에 3억5천여만 원, 건물 관리 및 운영비 22억4천만 원이 들어갔다.


    그런데 이 신문은 “(이 같은 비용이) 과거와 같은 위탁방식으로 운영됐을 시 들어가지 않았을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도가 직접 관리하는 경기도의료원 산하에 둔 것에 대해서 “효용성”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1995년 정신보건법 제정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정신병원의 문제 중 하나가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같은 지역사회 정신보건 기구에 대해 정신병원 자체가 위탁기관이 돼 왔다는 점이다. 이는 회전문 현상을 낳았다. 정신병원에서 퇴원하면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하고 양질의 프로그램과 치유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 퇴원 환자는 다시 재발을 경험하게 되고 그러면 자신이 퇴원했던 병원으로 다시 입원하게 되는 악순환을 불러왔다.




    이는 자본의 논리로 정신병원은 가만히 앉아서 재발해 들어오는 환자들에게 지급되는 국가자본을 축적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진보적 정신장애 단체와 기구들은 위탁과 수탁에서 정신병원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해왔다.


    정신병원이 지역 정신보건시스템에 개입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지금 설명한 대로다. 정신장애인은 상품이 됐고 자본의 논리에 의해 강제적으로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거기에다 대고 ‘과거 정신병원의 위탁’이 더 바람직했다는 식의 논리는 과연 옳은 지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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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월 청도대남병원에서 정신병동에 입원한 정신장애인 102명이 집단 감염됐다. 정부는 정신병원 입원실 면적을 확보하도록 하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c)연합뉴스

    그리고 경기도의료원이라는 도 기구가 직접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효용성 문제’라고 했는데 어떤 효용성을 말하는 걸까. 민간 정신병원이 위탁하면 더 효율적일까?


    기자가 보기에 이건 정신병원을 치료의 공간이 아니라 자본 축적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한 나올 수 없는 무모한 결론이다.


    김영호 기자에게 한 가지 더 물어보겠다.


    당신은 “막대한 예산을 들였음에도 오히려 병상 수는 위탁 당시 170병상에서 50병상으로 대폭 줄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는) 정신병 환자 관리체계도 급속히 작아진 셈”이라고 결론 내렸다.


    올해 2월 경북의 청도대남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첫 사망한 사람은 60세의 남성이었다. 그는 이 병원 정신병동에서 25년간 입원해 있었으며 사망 당시 몸무게는 42킬로그램에 불과했다. 이후 이 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한 환자 102명 중 10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당시 이 정신병동은 침대도 없이 매트리스를 깔고 잠을 자는 구조로 돼 있었다. 이후 대구 제2미주병원에서 182명, 9월 서울 다나병원에서 68명 확진 등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의 잇따른 집단감염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정신장애인의 삶을 훼손하는 부조리에 무심했는지를 역으로 보여주는 사건들이었다.


    지난 1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정신병원 시설 기준을 대폭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시설 기준은 1995년 정신보건법 제정 당시 비(非)정신병원의 경우 다인실의 최소 면적이 4.3㎡였던데 반해 정신병동은 3.3㎡로 정한 바 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 이후 정부는 일반 병원 병실의 1인 면적을 확대하고 병실당 입원환자 4~6인 초과 금지를 강제했다. 하지만 정신병원은 그 강제에서 예외였다. 그러니까 10인이 한 병실에 있어도 된다는 의미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김영호 기자에게 다시 묻겠다. 한 병원이 병상을 기존 170병상에서 50병상으로 줄이는 데에 대한 비판은 어떤 근거와 철학으로 제시한 것인지를. 그럼 당신의 논리대로라면 정신병원은 한 병실에 10명 이상이 있어도 괜찮고 170병상 이상으로 해도 문제 없다는 말인가. 어차피 ‘정신병자’들은 인격적으로 대우할 필요 없이 관리만 잘하면 되는 위험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인권은 우리 사회가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일까.


    그리고 김영호 기자가 말한 ‘정신병 환자 관리체계가 급속히 좁아졌다’는 건 당신이 정신장애인에 느끼는 불안과 역겨움의 감정을 기사로 우회해 비난한 것은 아닌가.


    정신장애인이 왜 관리의 대상인가. 우리가 죄인인가. 당신이 말한 관리의 주체는 어디인가. 국가 아닌가. 국가가 정신장애인을 관리해야 한다는 그 결론에는 정신장애인을 산속 정신병원과 정신요양시설로 보내야 한다는 파시즘적 사유가 개입해 있다는 걸 아는가, 모르는가. 당연히 모를 것이다. 그러니 이런 저질의 기사를 생산하는 게 아니겠는가. 한 병실 안에 따닥따닥 붙어서 메트리스를 깔고 생활하는 것에 대해 어떤 문제의식은 없는지 묻고 싶다.




    철저한 관리의 시선을 당신이 옹호한다면 정신장애인은 한 병실에 200명이 동물처럼 살아가도 된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당신뿐만 아니라 이 사회가 정신장애를 바라보는 변하지 않는 차별적이고 억압적 시선과 결을 같이 하는 것이다.


    김영호 기자, 당신에게 한 가지 달갑지 않을 뉴스가 있다. 이달 26일 보건복지부가 정신병원 입원실 면적을 넓히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신건강복지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내용은 입원실 면적 확보, 병상 수 제한, 300병상 이상 격리병실 설치 등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그럼 김영호 기자 당신이 말한 170병상에서 50병상으로의 축소가 응당 ‘비판’받아야 할 무엇이라면 병실 면적을 넓히라는 보건복지부의 입법예고 역시 비판받아야 할 어떤 것은 아닐까. 정말 그런가.


    문제는 당신처럼 정신장애의 문제를 오로지 ‘관리’와 ‘통제’의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기자들이 너무나 많다는 점이다. 거기에 자본의 효용성만을 따지는 신자유주의적 사유까지 개입한다면 정신병원은 그야말로 자본 축적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해방 공간이 될 것이다.


    당신은 그것을 원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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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

    최근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최종현 도의원(복지위 부위원장)이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에서만 하는 것이 인권 치료냐. 왜 이 병원만 비강압이라는 용어를 쓰느냐. 그럼 다른 병원들은 다 강압치료를 한다는 거냐”라고. 또 “너희들만 인권 기반 치료를 이야기하냐. 너희들만 지역사회 기반의 리커버리냐”라고 비판했다.


    왜 우리 사회는 인권의 보장된 병원을 만들어나가려는 의지에 이토록 매정한 것일까. 이제 개원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병원에 대해 어쩌면 이토록 철학이 빈곤한 비판들을 쏟아내는 것일까.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이 지향하는 인권 기반, 지역기반의 정신치료, 재원 기간의 단축과 퇴원 후 지역기관과의 유의미한 연계, 응급치료에서의 강박을 하지 않는다는 병원의 지침에 대해 우리는 왜 후한 점수를 주지 못하는 것일까.


    이 모든 사유의 꼭지점에 김영호 기자, 당신과 같은 효율성과 편의주의를 앞세운 자본의 질서가 개입하는 것은 아닐까. 아닌가.


    현재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을 향해 지적된 내용 중에는 직원들이 반복된 지각을 하는 등 근무태만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운영 계획이 허술하게 이뤄졌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 그건 행정적 잘못에 대해 도 감사위원회가 처리를 하면 된다. 그리고 직원들의 지각이 반복된다는 것도 도덕적 비판과 함께 감사위원회가 그에 따른 책임을 물으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주변부적 지적이 새로운정신건강복지센터가 지향하는 인권 기반의 치료 시스템 안착에 우선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신장애인은 긴 시간 치료라는 이름으로 폭력적인 정신병원에서 깊은 트라우마를 겪고 사회에 내동댕이쳐져 왔다. 이제는 우리에게도 인권을 최우선시하는 병원 하나 정도는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럼 그 병원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에 안착할 수 있게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줘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우리는 인권 기반의 치료에 대해 모두 무지한 자들이다. 기호일보, 김영호 기자, 당신처럼. 그것이 우리의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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