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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장애인의 삶, 지역에서 꽃피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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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파도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3,053회   작성일Date 19-02-1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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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장애인의 삶, 지역에서 꽃피울 때
    사회복귀시설 태화 샘솟는 집, 한울 지역정신건강센터 탐방기 

    2007년 11월 16일 (금) 15:11:25 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많은 수의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이 정신병원이나 정신요양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사회에서는 갈 곳이 없다.’는 것 때문이다.

    입원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정신장애인들이 상당수지만 지역사회에서 약물관리를 해준다거나 집 이외에는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재입원을 선택한다고.

    이는 구멍 뚫린 법과도 상관있는데, 정신장애인은 「정신보건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장애인복지법」대상인 장애인 이용시설을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정신장애인들이 유일하게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정신보건센터’나 ‘사회복귀시설’이 전부.
    이들 시설이 해마다 증가 추세기는 하지만 지역사회서 생활하는 정신장애인을 아우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함께걸음>은 사회복귀시설 ‘태화 샘솟는 집’과 ‘한울 지역정신건강센터’를 찾아 ‘탈원화’의 희망을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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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울 지역정신건강센터 전경 ⓒ전진호 기자

     

     

    사회복귀시설의 가장 큰 장점은 ‘자존감 회복’

    사회복귀시설이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정신보건법」이 만들어지면서부터다.
    정신과 전문의 소견서를 받은 이들만 이용할 수 있는 사회복귀시설은 서울이 51개(이용시설 19, 입소시설 2, 주거시설 29)소, 경기가 20개소, 전북이 13개소 등 전국에 154개가 설치돼 있다.

    지난 2006년 한국사회복귀시설협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사회복귀시설을 이용하기 전에는 연평균 2.21개월(67일) 꼴로 입원한 데 비해, 사회복귀시설 이용 후에는 일년에 0.34개월(11일)만 입원 한 것으로 조사돼 사회복귀시설이 ‘입원-퇴원-재발병-입원’이라는 악순환을 끊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귀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인원은 약 4천5백명. 센터 당 평균 34명으로 소규모 형태로 운영되고 있건만 이들 시설에 대한 정신장애인의 반응은 뜨겁기만 한다.

    그 이유는 ‘잊었던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

    ‘태화 샘솟는 집’(이하 샘솟는집) 문용훈 관장에 따르면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정신장애인들 대부분은 가족이나 친구와의 소통 없이 단절된 채 혼자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지역사회 정신장애인의 현실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사회복귀시설 등을 이용하게 되면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과 함께하면서 자신감도 찾을 수 있고, ‘어딘가 갈 곳이 있다.’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자존감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또 가족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문제를 서로 나누며 상처를 치유하거나, 문제 상황에까지 이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점도 사회복귀시설의 장점이다.

    여기에는 이용자들의 병력을 파악해 각각의 신체상황에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숨은 노력도 일조하고 있다.

    샘솟는 집 한진영 사회복지사에 따르면 “병원에서 퇴원하더라도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역사회서 이들에 대한 연계 지원이 없기 때문에 다시 재발해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사회복귀시설 등을 이용하게 되면 이에 대한 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병원에 다시 입원하는 경우가 감소하게 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자조모임이 취업 유지에 큰 도움 돼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거공간 확보 ▲일자리 마련이 핵심이다.
    상당수의 정신장애인들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기 어렵거나 독립 세대기 때문에 생활할 수 있는 공간마련과 취업이 절실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사회복귀시설이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거시설도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샘솟는 집과 한울 지역정신건강센터 역시 ‘하늘샘’과 ‘꿈꾸는 집’, ‘새로 돋는 집’ 등 주거시설을 각각 운영하고 있으며, 자체 취업장 등을 마련해 취업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샘솟는 집은 지난 2003년까지 직업시설을 센터 내에서 운영했지만 ‘나가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막을 수 있다’는 내부 목소리를 받아들여 외부취업 지원에 중점을 두는 ‘선 배치, 후 지원’ 체계로 전환했다. 또 퓨전 음료점인 ‘허브&브릭’이라는 사회적 기업도 창업했다.

    정신장애인은 일을 못할 거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서라도 외부취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문 관장은 “지난 1993~4년도에 우리 센터에서 취업하신 분들의 한 달 고용유지율을 조사해 봤더니 주유소 아르바이트 고용유지율(13일)보다 하루 많은 14일이어서 ‘우리 회원들이 이들보다 하루나 더 일을 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며 “그래도 상당히 짧은 기간 안에 그만두는데, 그 이유가 뭔가 찾아봤더니 회원들이 ‘내가 일을 잘 못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 때문이었다. 그래서 직원과 일주일 가량을 함께 일하도록 배치했더니 고용유지율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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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샘솟는 집의 취업현황판. 샘솟는집의 평균 취업률은 약 25%대를 선회해 매우 높은 편이다. ⓒ전진호 기자

     

    또 취업한 이와 취업경험이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자조모임도 지속적인 취업활동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문 관장에 따르면 “한 번은 오락실에 취업하신 분이 동전도 바꿔 줘야 하고 담배꽁초도 주워야 하는데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 수가 없어서 ‘일을 못하겠다’고 하셨다. 이 이야기를 들은 다른 분이 ‘전대를 차고 바꿔 줄만큼의 동전을 넣은 다음 문을 잠가놓은 후 담배꽁초를 주워라.’고 자신의 경험담을 설명해줘 그분이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다.”며 실제 사례를 이야기해줬다.

    샘솟는집의 평균 취업률은 약 25%대를 선회해 매우 높은 편이다. 이 같은 취업률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약을 타기 위해 병원에 가야하거나, 몸이 안 좋아 결근할 경우 다른 회원이나 직원들이 대체근무를 서주는 등 해당 취업장 업무에 지장이 안가도록 운영하고 있는 치밀함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한울 지역정신건강센터는 ‘EM실천’이라는 보호작업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관악 한울센터 1층과 지하에 마련된 EM실천 보호 작업장에는 23명의 정신장애인들이 우편발송, 인쇄업, 조립, 복사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었다.

    한울 지역정신건강센터 송경옥 관장은 “우리사회는 속도가 느리거나 힘든 사람을 기다리지 못한다. 하지만 비장애인 혼자 8시간 동안 할 일을 두 명이 4시간씩 나눠서 일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일자리를 얻어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출근할 곳이 있고, 할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정신장애인의 취업이 갖는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법 따로, 현실 따로 노는 정신장애인 관련체계

    사회복귀시설들의 이런 노력과 달리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문 관장에 따르면 “직업재활시설을 운영하고 싶어도 정신장애인 예외조항 때문에 신청허가가 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때문에 전국에 설치된 정신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은 네 군데에 불과하다.”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현행법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고용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센터에서 일을 하려면 의무적으로 상해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정신장애인은 ‘진행성 질환’이라는 이유로 보험가입이 안 된다. 그래서 영업배상보험에 가입하고 있는데 이 마저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지금은 2군데 보험회사를 설득해 영업배상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며 보험가입차별 또한 정신장애인의 취업방해요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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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울 지역정신건강센터. 센터 회원들과 함께 업무분장을 하고있다. ⓒ전진호 기자

     

    수용 중심 정책이 사회복귀시설 확대 발목 잡아

    이렇듯 사회복귀시설이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정부의 바뀌지 않는 ‘수용중심’의 정책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 관장은 “서울시 인구 1천만 명 중 정신장애인의 수는 약 1만2천여 명에 이르는데, 현재 설치된 사회복귀시설로는 정원을 다 채운다해도 2천여 명에 불과하다.”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장애등록을 하지 않은 이들까지 따진다면 그 숫자는 엄청날 텐데, 지역사회서 이들이 갈수 있는 곳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정부 정책을 꼬집었다.

    송 관장 역시 “정신병원의 필요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예전에는 입원했어야만 하던 이가 지금은 약물치료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충분히 생활할 수 있게 됐다.”며 “‘정신장애인은 사회에 해를 끼치는 존재’라는 10년 전 사회적 인식을 깨지 못하고 여전히 수용 중심의 정책을 펼치는 정부의 의식이 변하기 전까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자체, 님비현상과 지원비 부담 때문에 사회복귀시설 설치 꺼려

    지방으로 이양된 사회복귀시설의 관리체계도 센터 확대를 막는 요인 중 하나다.
    송 관장은 “정신병원과 관련한 비용은 중앙정부서 나가는데 비해 사회복귀시설은 지방이양사업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비를 받고 있다.”며 “지자체 입장에서는 자기네 지역에 정신장애인 시설을 만드는 것 자체도 마음에 안 드는데, 돈까지 나가야 하니 안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관장은 “우리 센터는 50인 정원인데, 월평균 약 57명이 이용하고 있다. 매달 센터를 이용하는 수를 점검한 후 지원금을 지급받는데, 이용인원이 줄어들면 지원금이 줄어든다. 하지만 사람이 늘어났을 때는 아무런 지원금이 없다. 이 때문에 대기자가 많더라도 기존회원들을 우선 생각해 회원 수를 마냥 늘려 받을 수 없어 답답할 때가 있다.”고 애로점을 털어놨다.

    「정신보건법」에 의해 지역사회 정신장애인을 위한 사회복귀시설이 설치된 지도 어언 10여 년.

    초창기야 몇%의 인원이 정신병원서 지역사회로 나올 수 있는지, 이에 따른 사회복귀시설이 얼마나 만들어져야 할지에 대한 통계치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앞으로 10년 후, ‘전국의 정신병동화’를 초래하지 않으려면 정신장애인이 사회복귀시설 등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책과 예산증액이 시급하다.

     



     

    “일상의 소중함, 누구나 누릴 권리”

    샘솟는 집을 방문한 날, 오랜 정신병원 등의 생활을 접고 지역사회서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가꾸며 살아가고 있는 김영준, 배성한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우울증 때문에 처음으로 정신병원에 가게 됐다는 배 씨는 샘솟는 집에 오기 전만 하더라도 일 년에 두 번꼴로 총 17번을 입원했다고. 지역사회 연계서비스가 없어서 17번 재발했다는 의미다.

    집에 있어봤자 친구도 없고, 어울릴만한 사람도 없어 고립된다는 느낌 때문에 마지막에는 스스로 병원입원을 택했다고. 하지만 샘솟는 집을 알게 되면서 배씨의 생활은 180도 바뀌었다.

    “시간 때우며 놀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생존과 같은, 직장과 같은 의미.”라고 설명한 배씨는 이곳 후원행정부에서 소식지도 만들고, 후원회원 개발사업도 하고 있다.

    가족에게 버림받다시피 해 정신요양원에서 오랜 시간을 생활했다는 김영준 씨 역시 샘솟는 집이 없었더라면 아직도 노숙인 쉼터나 정신요양원을 전전했을지 모른다.

    “4백명 가까이 생활하던 정신요양원 시절은 떠올리고 싶지도 않다.”는 김 씨는 요양원에서 퇴소한 후 몇 년간의 노숙인 쉼터에서 생활하다 이곳을 알게 돼 주거시설에 입소하게 됐다고. 수급비와 조금씩 일한 돈을 모아 지금은 샘솟는 집에서 만난 동생들과 임대아파트를 얻어 독립생활 중이다.

    작년부터 ‘같이 가는 길’이라는 정신장애인 자조모임에도 열심히 활동 중인 김 씨의 요즘 관심사는 영어회화.

    “외국 한번 나가봐야 하지 않겠냐.”며 웃음 짓는 김 씨의 모습에서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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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로부터 김영준씨, 한진영 사회복지사, 배성한씨 ⓒ전진호 기자

     

    자료출처: '함께걸음' 200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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